전 남자친구의 스토킹으로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30대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페미니즘 설전'이 불거졌습니다.
이준석 "성별문제로 치환 안 돼" 장혜영 "남성들이 '안전이별' 검색하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어제 정의당 장혜영 의원을 향해 "선거 때가 되니까 또 슬슬 이런저런 범죄를 페미니즘과 엮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고 비판한 게 논쟁의 방아쇠를 당긴 겁니다.
장 의원은 20일 자신의 SNS에 "헤어지자고 말했다는 이유로 살해당한 여성들의 참혹한 죽음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별 통보했다고 칼로 찌르고 19층에서 밀어죽이는 세상에서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을 수 있겠냐"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폐미니즘이 싫은가, 그러면 여성을 죽이지 말라"라고 일갈했습니다.
이 대표는 장 의원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면서 "과거의 반유대주의부터 인종차별 등 모든 차별적 담론이 이런 스테레오 타이핑과 선동에서 시작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유정 사건 등을 언급하며, 개별화해서 봐야지 성별로 치환할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 겁니다.
장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반응이 나온 뒤 "젠더 갈등 조장하는 일등공신이 이런 소리 하면 지나가던 개가 웃는다"며 "고유정 사건이 일어났다고 해서 남성들이 살해 위협을 느끼는가, '안전 이별'을 검색하기라도 하는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진중권 "안티 페미로 재미봤나" 이준석 "성별 갈라치기"
두 사람의 논쟁에 평론가 진중권 씨도 이준석 대표를 비판하며 가세했는데요.
진 씨는 "공당 대표가 이제 교제 살인까지 방패를 치고 나서나. 국민의힘의 이준석 리스크가 현실화했다"며 "안티페미니즘으로 재미 좀 보더니 정신줄을 놓은 듯 하다"고 맹비난했습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범죄를 페미니즘에 끌어들이는 것 자체가 위험한 선동"이라며 "누가 '교제 살인(?)'을 방패로 삼았으냐"며 반박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는 거듭 '고유정 사건'을 언급하며 "고유정의 살인이나 이번 살인 사건 모두 'gender-neutral'(성 중립적)하게 보는 게 정답"이라며 "이것을 젠더 이슈화시키는 멍청이들이 바로 (성을) 갈라치기하는 시도"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진 씨는 "교제살인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성비가 50:50이라면 모를까"라며 "정말 몰라서 하는 소리냐, 아니면 안티페미와 마초들의 지지가 필요해서 하는 소리냐"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이 대표가 "흑인이 잠재적 범죄집단이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며 미국의 한 도시에서 중범죄로 체포된 청년 중 흑인이 가장 많다는 통계를 첨부했는데요.
그러자 진 씨는 "흑인범죄율이 높은 것은 흑인들이 사회적 빈곤층을 이루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나온 결론이 흑인 계층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평균 수준으로 높이고, 남아있는 인종 차별을 철폐하자는 것"이라고 맞받았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 출동한 여성 경찰관의 대응 미흡 문제를 지적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번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 논쟁이 가열되는 양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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