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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방통] 집권 10년‥김정은은 약속을 지켰나

[외통방통] 집권 10년‥김정은은 약속을 지켰나
입력 2021-12-18 09:36 | 수정 2021-12-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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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통방통] 집권 10년‥김정은은 약속을 지켰나

    김일성 시계

    "더 이상 허리띠 졸라매게 하지 않겠다."

    10년 전 오늘.

    북한의 두번째 수령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북한 땅에 발을 디딘 누구라도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북한 전체가 상가집이었습니다.

    눈물 속 어딘가엔 다른 기대를 품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후계자인 김정은이 다른 세상을 가져다 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

    실제 스위스 유학파였던 김정은은 모든 인민들에게 쌀밥에 고깃국을 먹게 만들겠다 약속했습니다.

    허리띠라도 졸라 매야 한다는 선대의 통치 방식과 달리, "더 이상 인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지 않겠다"는 27살 젊은 청년의 당찬 집권 일성은 북한 주민들 뿐 아니라 전 세계를 주목시켰습니다.

    집권 10년, 서른 일곱 김정은의 자신감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한 고위 간부들이 모두 같은 시계를 차고 있었습니다.

    김정은 시계로 알려졌습니다.

    김일성·김정일 시계는 있었지만 김정은 시계는 처음입니다.
    [외통방통] 집권 10년‥김정은은 약속을 지켰나
    김정은 몸무게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집권 초기 80kg에 불과했던 김정은은 한 때 140kg까지 살이 불었습니다.

    앳되보이는 얼굴이 통치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원숙하게 보이기 위해 일부러 살을 찌운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덩치가 커 보이게 하기 위함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김정은 체중에 대한 실체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건강을 위해 20kg가량 체중 감량을 한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습니다.

    굳이 외형이 아니더라도 1인자 자리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이 반영됐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10년이 지났습니다.

    우리로 치면 대선을 두번 치르고도 한 번 더 대통령을 하게 된 겁니다.

    국정원은 최근 김일성·김정일에게만 붙여졌던 '김정은 주의'라는 개념까지 북한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스위스로 보내졌던 서자 출신 김정은은 이제 명실공히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북한 1인자가 된 겁니다.

    김정은 지지율은?
    [외통방통] 집권 10년‥김정은은 약속을 지켰나

    김정은 지지도 도표 (출처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김정은에 대한 지지도가 비교적 높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외부 세계가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 내부에서의 김정은에 대한 지지율은 높다. 특히 김정은이 경제 분야에 실용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실제 장마당과 상인 숫자가 크게 늘었다. 앞으로도 이같은 흐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변수는 코로나19다. 극단적 통제로 피로감이 누적되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의 성과는?

    김정은은 지난해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인물 2위에 올랐습니다.

    주민들의 식량 걱정을 해야 하는 동방의 작은 땅 통치자 치곤 이례적입니다.

    그만큼 최근 몇 년간 김정은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 시킨 인물이었습니다

    김정은은 핵을 만들었습니다.

    집권 이후 4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선대부터 이어진 북한의 숙원 사업을 북한 입장에선 30대 초반의 젊은 지도자가 해냈습니다.

    그리고 그 핵을 미국 본토까지 날려보낼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화성-15형'까지 만들어냈습니다.

    그렇게 김정은은 지난 2017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습니다.

    자신감을 얻은 김정은은 외교 무대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듭니다.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깜짝쇼도 피하지 않았습니다.

    싱가포르와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차례에 걸친 북미 정상회담도 가졌습니다.

    평창 올림픽 때는 여동생인 김여정까지 보냈습니다.

    2017년 신년사에서는 자신의 능력이 따르지 못한다고 자책하며 '무오류의 지도자'를 버리며 비교적 주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노력했습니다.

    김정은의 이중성
    [외통방통] 집권 10년‥김정은은 약속을 지켰나
    김정은은 집권 직후 2인자였던 고모부 장성택을 대공 무기인 고사총으로 잔인하게 처형합니다.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친·인척들과 관료들도 척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전모는 알 수 없지만 2017년에도 이복형인 김정남도 암살됐습니다.

    주민들에 대한 공포정치도 이어졌습니다.

    한국 영상물을 본 주민들이 노동 교화형에 처해졌다는 소식들이 이어졌습니다.

    실제 인권 조사 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이 김정은 정권 10년 동안의 처형 형태를 분석 조사한 보고서도 발표됐습니다.

    아들의 시체가 불태워지는 것을 보고 기절했다는 아버지의 진술도 나왔습니다.

    전환기정의그룹 이영환 대표는 "최근엔 공개 처형보다는 국제 사회의 감시를 피해 혜산비행장 등 은밀한 장소에서 처형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교롭게 10주기를 하루 앞둔 어제 유엔은 17년 연속으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 우려와 백신 배포 협력 요구 등을 골자로 한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10년 전 약속은 지켜졌나‥김정은의 과제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겠다고 한 약속이 지켜졌나"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의 평가는 냉정했습니다.

    고 원장은 "김정은이 핵 무력 완성 이후 경제발전 우선 노선으로 수정하고 대외관계로 경제 발전을 시키려 했지만 '하노이 노딜'로 무산됐고, 코로나와 제재가 있었지만 결국 자력 갱생 노선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베이징, 베트남, 쿠바 모두 자본주의 경제에 편입됐다. 전통적인 사회주의를 고수해 성공한 나라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은 연말·연초 전원회의와 신년사를 통해 앞으로의 통치 방향에 대해 밝힐 것입니다.

    이대로라면 자력갱생 노선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까지와 같은 폐쇄적인 체제가 유지된다면 북한 주민들의 삶도 별로 나아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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