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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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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M본부] 다시 법원으로 쏠리는 눈…이번 주 '위안부' 피해 재판 선고는?

[서초동M본부] 다시 법원으로 쏠리는 눈…이번 주 '위안부' 피해 재판 선고는?
입력 2021-01-11 09:40 | 수정 2021-01-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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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동M본부] 다시 법원으로 쏠리는 눈…이번 주 '위안부' 피해 재판 선고는?
    (2021.1.8 '위안부' 피해 일본 정부 상대 손해배상소송 선고)


    #. '위안부' 피해 일본 책임 인정한 첫 판결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아침 일찍부터 국내외 취재진들이 모여들었고, 방청권을 받으려는 줄은 길게 이어졌습니다.

    오전 9시 53분 마침내 시작된 재판. 동관 558호 법정 안은 긴장이 흘렀습니다.

    7년 5개월간 이어졌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일본 정부에 대한 배상 소송. 그 결과를 다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은 재판장이 드디어 선고를 시작했습니다.

    [2021.1.8 '위안부' 피해 손배 재판 中]
    김정곤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4부)
    "선고하겠습니다. 대리인단 나오셨나요? 예, 자리 앉으세요. 일본국은 불출석했습니다."


    피고 일본 정부는 선고 당일에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긴장됐던 순간. 재판장은 일본의 불법행위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2021.1.8 '위안부' 피해 손배 재판 中]
    김정곤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4부)
    "피고의 불법행위가 모두 인정되고 원고들은 불법행위로 인해 상상하기 힘든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피고로부터 사과와 배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것을 고려할 때 위자료는 적어도 원고들이 청구한 1억 원 이상이라고 보기 타당할 것입니다.

    주문. 원고들에게 1억 원씩 배상하라.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라."


    '위안부' 피해의 일본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서초동M본부] 다시 법원으로 쏠리는 눈…이번 주 '위안부' 피해 재판 선고는?
    #. 7년 5개월간 기다린 우리 법원의 판단…"소식을 못 들을 줄 알았는데 들으니 반갑지"

    이옥선 할머니는 아침부터 뉴스를 보고 계셨다고 합니다.

    폭설에 코로나19 여파로 법정에 직접 나오실 순 없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계속 지켜보셨던 겁니다.

    [이옥선 할머니/지난 8일 승소 판결 직후]
    "(선고) 소식을 아예 못 들을 줄 알았는데 들으니까 반갑지…"


    할머니는 오랜 시간 기다리긴 했지만, 일본 정부의 책임을 인정한 우리 법원의 판결이 반갑다고 하셨습니다.

    [이옥선 할머니/지난 8일 승소 판결 직후]
    "이제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이제나 이제나 투쟁해오면서 말, 듣는 말이 조금씩 그래도 들리니까. 좀 반갑지. 기분이 조금 좋지. (왜 조금 좋으세요?) 아직도… 아직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많이 좋지 않지. 먼저 돌아간 할머니 다 억울하지…"


    할머니는 1942년 중국 옌지로 끌려가 '위안부' 피해를 당했습니다.

    15살 소녀였던 그때, 할머니는 공부를 시켜준다는 말에 우동가게에 수양딸로 갔습니다.

    그런데 심부름을 다녀오다 납치돼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가게 됐다는 겁니다.

    할머니는 2000년 중국에서 귀국한 뒤, 10년 넘게 국제사회에 '위안부' 피해 사실을 호소해왔습니다.

    할머니가 그토록 원했던 건 일본 정부의 사죄. 하지만 일본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해왔습니다.

    할머니는 결국 법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2013년 이옥선 할머니 등 12명의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에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책임을 지고 1억원씩 배상하라며 민사조정을 신청했습니다.

    [이옥선 할머니/조정신청 기자회견 中 (2013년 8월 13일)]
    "이렇게 세월이 60년이 지나가도록 일본 사람들이 왜곡하고 한국의 딸들 하나도 안 끌어갔다고 말합니까."
    [서초동M본부] 다시 법원으로 쏠리는 눈…이번 주 '위안부' 피해 재판 선고는?
    하지만 일본은 서류 접수조차 거부했습니다.

    2015년 여름, 2년 만에 조정기일이 잡혔지만, 일본 정부는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는 2015년 11월 양국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동의 없이 합의를 진행했습니다.

    끝내 피해 할머니들의 조정에는 응하지 않는 피고 일본 정부 때문에 조정은 무산되고,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험난한 과정이었습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은 2016년 1월 이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재판의 결과를 검토하는 문건을 작성했습니다.

    문건의 이름은 <위안부 손배판결 관련 보고>. 검찰이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하다 발견한 겁니다.

    '다른 나라를 법정에 세울 수 없다'는 일본의 논리를 그대로 가져와, 소송을 '각하' 그러니까 아예 끝내버리는 계획까지 검토했던 겁니다.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한일청구권 협정 등을 이유로 '기각'하는 방향도 써놨습니다.

    보고서에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승소할 경우 한일관계가 다시 경색되고 정부의 외교적 기조와 사법부가 다른 판단을 해 기관간 갈등이 있을 수 있다고 쓰여있던 게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후 재판은 4년이나 멈췄고, 법정에 함께 섰던 할머니 12명 중 7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서초동M본부] 다시 법원으로 쏠리는 눈…이번 주 '위안부' 피해 재판 선고는?

    할머니 측 소송대리인인 김강원 변호사가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일본의 논리 명쾌하게 깨트린 법원의 판결

    지난해부터 드디어 재판은 활발하게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4월 첫 기일이 잡혔고, 4번의 변론 이후 드디어 선고가 이뤄지게 된 겁니다.

    일본군 '위안부' 운영에 대해 재판부는 "일본 제국이 계획적·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저지른 반인도적 범죄"라고 못박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4재판부]
    '이는 당시 일본제국이 비준한 조약 및 국제법규를 위반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도쿄재판소 헌장에서 처벌하기로 정한 ‘인도에 반한 범죄’에 해당한다.'


    일본은 그동안 '한 나라를 다른 나라 법정에 세울 수 없다'는 '주권면제' 이론을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주권면제' 이론이 심각한 전쟁범죄나 인권침해를 저지른 국가가 책임을 회피할 때 쓰라고 만들어진 게 아니라며 엄하게 질책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4재판부]
    '국가면제 이론은 주권국가를 존중하고 함부로 타국의 재판권에 복종하지 않도록 하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지, 절대규범(국제 강행규범)을 위반하여 타국의 개인에게 큰 손해를 입힌 국가가 국가면제 이론 뒤에 숨어서 배상과 보상을 회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 위하여 형성된 것은 아니다.'


    또한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은 물론, 2015년 한일간 '위안부' 합의에서도 피해자 개인에 대한 배상이 빠져 있었다는 걸 명확히 했습니다.

    그러면서 "헌법과 세계인권선언에 따라 모든 국민은 재판 받을 권리가 있다"며 "이번 재판이 아니면 피해자들이 손해를 배상받을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과 미국에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이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일본 정부의 논리를 명쾌하게 깨트린 우리 법원의 판결이 처음 나오게 된 겁니다.

    피해자 단체나 법조계에서는 국제인권법이 따르는 '피해자 중심주의'를 적극 반영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며 적극 환영했습니다.
    [서초동M본부] 다시 법원으로 쏠리는 눈…이번 주 '위안부' 피해 재판 선고는?
    #. 다시 법원으로 쏠리는 눈…이번 주 '위안부' 피해 재판 선고는?

    이번 주 수요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은 다시 한번 판단을 내립니다.

    이용수, 길원옥 할머니 등 피해자와 유족 20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선고 결과가 나오는 겁니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해 11월 법정에 나와 직접 겪은 피해를 증언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지난해 11월 법정 증언을 마친 뒤]
    "이제 마지막으로 저는 아주 절박한 마음으로 우리나라… 나는 조선의 아이였어요. 조선의 아이가… 대한민국의 늙은이로 이렇게 와서 이렇게 호소를 해야 됩니까."


    재판부가 다르긴 하지만, 쟁점이 비슷한 만큼 법원이 또다시 '위안부' 피해의 일본 책임을 인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두 재판 모두 피해 할머니들이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일본의 배상을 받아내기까지는 얼마나 지난한 세월이 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

    일본이 순순히 배상에 나설 거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피해자 측이 일본 정부의 국내 자산을 찾아 별도의 집행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겁니다.

    미쓰비시 강제징용 피해자의 경우 2018년 대법원의 배상판결이 확정됐지만, 강제집행이 2년 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옥선 할머니/지난 8일 승소 판결 직후]
    "할머니 다 죽기 전에 사죄를 하라 그래. 일본은 할머니 다 죽기를 기다리는데 다 죽길 기다리지 말고… 다 죽으면 해결 안 하겠는가 다 죽어도 해결해야 돼. 역사가 뚜렷이 나와있기 때문에 할머니들 위안부 할머니들 다 죽어도 이 문제를 꼭 해명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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