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걸릴 일, 내가 하면 7년", 반포 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중심, 한형기 조합장
"대한민국에 이런 경력 갖고 있는 사람은 내가 유일무이" 그의 재건축사업, 그 이면은
서울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펜트하우스에 사는 남자. 그는 신반포 1차(현 아크로리버파크) 재건축조합장 한형기 씨다. 2011년 9월, 조합장이 된 한 씨는 두 가지 공약을 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빨리 입주시키겠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수익성을 높게 하겠다.' 그의 말은 곧 현실이 됐다. 17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새 아파트는 그로부터 5년도 채 지나지 않아 준공됐다. 입주 3년이 지난 2019년엔 이 아파트의 평당(3.3㎡) 가격이 1억 원을 넘어섰다(전용면적 84㎡ 기준). 지난 달, 같은 면적의 실거래가는 37억 2천만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입주한 지 4년을 훌쩍 넘기고도 조합 문제가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합의 수익금 1,050억 원가량 중 20%에 달하는 200억여 원을 조합 임원들이 인센티브로 요구한 것. 이 문제는 지난 5년간의 법정 다툼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러한 내홍에도 불구하고 한형기 조합장은 스스로를 '재건축의 신', '재건축의 황제'로 칭한다. 그는 아크로리버파크의 명성을 만든 건 "150% 본인"이라고 주장한다. 20년 걸릴 일도 본인은 7년이면 해낸다는 한 씨. 불법과 탈법을 넘나드는 적극적인 마케팅은 그의 비법 중 하나였다. 사업 인허가를 받을 때마다 언론에 '때린다'는 그는 가격 담합에도, 인근 부동산 관리에도 앞장섰다. 그는 중개업자들에게 '가장 높은 금액에 파는 사람은 별도로 1억 원 보너스를 준다'고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론 인센티브제,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극단적으론 '조합원 제명 카드'도 강조했다. 사업을 막는 모든 것들을 방법을 불사하고 처리한 셈이다. 자신이 전과 7범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 그는, 그간 발생한 소송 비용만 1억 원이 넘는다. 이 모두는 조합 비용으로 처리됐다.
신반포1차를 넘어서 인근의 신반포3차 등 5개 단지 통합재건축, 신반포2차 재건축 사업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한형기 조합장. 그는 현장 컨설팅을 도맡는 건설사업관리업체, 일명 CM을 적극 활용했다. 계약 당시 업력이 3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업체를 선정한 뒤, 사실상 한 씨가 재건축사업을 진두지휘했다. 해당 CM은 이후 반포 재건축 사업을 하나 더 맡으며 총 200억 원 이상의 계약을 따냈다. 신반포1차 사업 직후, 반포 일대로 사업을 확장한 건 이 CM뿐만이 아니었다. 신반포1차 재건축 사업에 관여된 업체 다수는 다른 반포 재건축 사업에도 계약 실적이 있었다. 경쟁 입찰 구조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일까.
아크로리버파크 인근, 래미안 원베일리 사업장에서도 한 씨는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자신은 조합원 자격이지만 측근들로 조합 임원을 꾸렸다는 한형기 씨. 그는 자신의 펜트하우스에 결로 문제가 심각하다며 독일산 새시(샷시)를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베일리의 새시(샷시)는 조합원들 모르게 이미 독일산으로 선정돼 있었는데, 이에 대한 설명회 자리에서도 조합임원들과 시공사는 독일산을 쓰지 않으면 공사 진행이 어렵다고 하면서 논란이 생긴 것.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전국 40여 개 아파트에서 찾고 있다는 한형기 조합장. 그는 스스로의 평가대로 '재건축의 신'인가, 아니면 '재건축의 폭주자'인가.
PD수첩 <재건축의 신 in 펜트하우스>는 오늘(26일) 밤 10시 40분에 방송된다.
사회
PD수첩팀
[PD수첩 예고] '더 빨리, 더 비싸게' 재건축 신화인가, 재건축 폭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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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26 15:12 |
수정 2021-01-2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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