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철저하고 치밀한 일본이 계산을 잘못했답니다.
일본은 화이자로부터 7천2백만 명이 맞을 백신을 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1천2백만 명은 맞을수 없다고 합니다.

왜냐고요? 주사기 때문이었습니다.
백신 한 병 당 6명이 맞을 양을 뽑을 줄 알았는데, 일본이 가지고 있는 주사기로는 5명 분만 뽑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특수주사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병당 6명을 맞힐 수 있답니다.
그 특수주사기는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이 만들었습니다.
미국 특허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업체는 몇 년 전 부터 미국에 하루 25만 개씩 수출해 오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매월 250만 개씩, 6월까지 1천250만 개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백신 접종을 앞두고 많은 특수주사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 업체 만으로는 공급을 맞출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장관이 나서고 대기업이 나섰습니다.
다른 주사기 업체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대량 생산 시스템을 만들고, 미국 FDA도 빨리 승인 날수 있게 힘썼습니다.
대통령도 지방에 있는 작은 주사기 회사를 방문습니다.
미국은 우리 주사기를 더 달라고 요청하고, 다급해진 일본도 긴급히 특수주사기 8천만 개를 요청해왔습니다.
도대체 특수주사기가 뭐길래 이 난리인 걸까요? 정말로 그 귀한 백신 1명의 양을 아낄 수 있는 걸까요?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LDS (Low Dead Space) 특수주사기의 정식 명칭은 '최소 잔량 주사기' 입니다.
쥐어짜는 주사기, K-주사기 로도 불립니다.
겉모습을 살펴보면 일반 주사기는 주사기 본체에 바늘 캡이 씌워져 있습니다.
주사기에 바늘 캡을 끼워 사용하는 겁니다.
실험에는 백신 잔량을 좀 더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잉크를 탄 물을 사용했습니다.

먼저, 일반주사기에 잉크 물을 넣고 정확히 한 명 투여량이 주사기에 들어갔는지 쟀습니다.
백신은 한 사람이 한 번 맞을 때 약 0.3ml가 투여 됩니다.
주사기의 무게를 제외한 백신의 무게는 0.306g 잉크 물을 빼고 다시 쟀더니, 주사기 안에는 0.058g의 백신이 남았습니다.

온통 휴지가 빨갛게 물들 정도로 쏟아져 나옵니다.

왜 한 병당 6명까지 맞힐 수 있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이번에는 특수주사기에 잉크 물을 넣고 같은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주사기 무게를 제외한 백신의 무게는 0.298g 잉크 물을 빼고 다시 재봤더니, 이번에는 0.005g이 남았습니다.
육안으로 확인해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털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일반주사기는 피스톤부터 바늘까지 공간이 있는 반면, 특수주사기는 바늘이 더 깊게 내려와 피스톤까지 닿아 있었습니다.
이 별거 아닌 우리 중소기업의 '절약 아이디어'가 위기 속에 빛나고 있는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백신도 없으면서 좋은 주사기 자랑만 하면 뭐 하냐고 비꼬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곧 백신 접종이 시작됩니다.
백신을 충분히 많이 확보한 미국이나 일본이 그냥 일반주사기로 접종을 하면 되는데 왜 굳이 우리나라의 특수주사기를 찾는 걸까요? 그것은 귀한 백신을 한 방울 이라도 아껴서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려는 가치 있는 노력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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