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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예고] 판사 탄핵, '사법부 길들이기'냐 '헌법 수호'냐

[PD수첩 예고] 판사 탄핵, '사법부 길들이기'냐 '헌법 수호'냐
입력 2021-02-23 17:19 | 수정 2021-02-2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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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소추안 발의부터 1차 변론준비기일까지 한 달, 헌정사상 최초 ‘현직 판사 탄핵 심판’
    - “경악을 금치 못했다” vs. “이게 왜 법관 찍어누르기인가”

    지난 4일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판사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고, 오는 26일 헌법재판소의 첫 변론준비기일 앞두고 있다. 탄핵소추 대상은 임성근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 그는 ‘양승태 사법농단’에 연루된 66명의 판사 중 한 명이다. 임 판사는 첫 재판 이틀 뒤인 28일, 임기만료로 퇴직한다.

    탄핵소추안 발의부터 첫 재판까지, 한 달이었다. 지난 1일 국회의원 161명은 임 판사의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했고, 3일 뒤 국회 본회의에선 의원 288명 중 179명이 찬성했다. 야당 일각은 ‘사법부 길들이기’라며 반발했고,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역대 대한변호사협회장 8명과 임 부장판사의 사법연수원 동기들은 성명서를 내 이 같은 국회의 결정을 정면 비판했다. 임 판사의 탄핵심판 대리인단에만 155명의 변호사가 지원했다. 임 판사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김현 전 대한변협 회장은, “현직 법관에게 특별 행위를 대상으로 탄핵 소추를 한 건 처음”이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 역시 임 판사의 대리인단 중 한 명이다.

    임 판사에 대한 탄핵 논의는 정당한가, 부당한가. 임 판사는 사법농단에 연루된 66명의 판사, 그 중 검찰에 기소된 14명 중 한 사람이다. 크게 세 가지 재판에 개입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그는 1년 전 1심에선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가 개입한 재판 중 하나가 일명 ‘세월호 7시간’ 관련 칼럼을 게재했던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관련 사건이었다. 당시 임 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일종의 ‘관리자’로서 재판에 관여할 권한은 없었다. 그런데 해당 사건의 선고를 한 달여 앞둔 2015년 11월, 임 판사는 해당 사건의 판결문을 전달받은 뒤 두 차례에 걸쳐 세부 내용을 수정했다. 최종 판결문에는 임 판사의 의견이 그대로 반영되었다. 한 달 뒤, 피고인인 가토 전 지국장은 3시간에 걸친 선고를 내내 서서 들어야 했다. 이것은 ‘(가토 전 지국장에 대한) 엄중한 질책이 필요하다’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의 요청 사항에 따른 것이었다. 판사 출신이자 이번 탄핵소추안 발의자인 이탄희 의원은 해당 사건에 대해 “청와대에서 요구하는 방향으로 판결이 흐르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사실상 정치적인 브로커 역할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재판 개입은 처음이 아니었다. 가토 전 지국장 사건에 개입하기 세 달 전, 선고가 끝난 판결문 일부를 수정지시한 정황도 드러났다. 2015년 8월, 쌍용차 노동자 집회와 관련한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들의 체포치상 사건이었다. 집회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면서 재판을 받게 된 이들은 벌금형을 받았는데, 임 판사는 해당 판결문에 적시된 양형이유를 문제삼았다. 선고 직후 전달받은 판결문을 확인한 임 판사는 배포 보류를 지시한 뒤, ‘톤을 다운하는 것을 검토하라’며 판결문의 2~3군데를 지적했다. 역시 임 판사의 뜻대로 판결문은 수정됐다. 해당 두 사건 등에 대해 지난해, 서울중앙지법 1심 재판부는 ‘법관의 독립을 침해한 위헌적 행위’라면서도, ‘당시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로 징계사유에 해당할 뿐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임 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임 판사를 포함해 검찰에 기소된 14명의 전현직 판사 중 지금까지 유죄 선고를 받은 판사는 한 명도 없다. 징계 처분 역시 9명에게만 이뤄졌다. 한 전직 판사는 “사법부는 징계를 통해선 아무런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임 판사를 둘러싼 현직 판사 탄핵 논란, 헌재는 과연 어떤 판단을 할 것인가. 임성근 판사의 재판 개입 의혹과 함께 판사 탄핵 공방을 짚은, PD수첩 ‘판사 탄핵’은 오늘(23일) 밤 10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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