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아파트, '대안 마련' 호소문 붙인 택배기사 경찰 신고

택배기사들이 아파트에 배포한 호소문 [택배노조 제공]

택배 기사와 입주민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측이 아파트에 호소문을 붙인 택배기사들을 신고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오늘 "호소문을 붙인 택배노동조합 기사 2명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택배노동조합은 오늘 강동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열고 "노동 환경이 후퇴하는 현실을 감내하고 도움을 호소했더니 고발당했다"며 해당 아파트와 경찰을 규탄했습니다.

택배노조는 지난 13일, "저상택배차량을 이용하면 택배기사들의 근골격계 질환이 심해진다"며, "입주민과 택배기사가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싶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아파트 각 세대 앞에 비치했습니다.

노조 측은 "호소문을 배포한 지 2시간 만에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왔고, 곧이어 경찰이 출동했다"며, "관리사무소 직원이 합의해줄 생각이 없으니 법대로 처리하라고 경찰에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주거침입으로 신고가 들어와 조사할 수 밖에 없다"며 "주거 침입과 광고물 무단 부착 혐의 중 어떤 것을 적용할지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이번 달부터 택배 차량의 지상 통행을 금지하고 지하 주차장을 통해 배달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택배노조 측은 지하 주차장으로 통행하려면 높이가 낮은 '저상차량'을 이용해야 하는데, 차량 안에서 허리를 굽히고 일해야 해 기사들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반발해 왔습니다.

노조는 다음 달 1일 총파업 돌입 여부를 조합원 투표에 부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