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국정원의 대선 재외국민투표 공작 단독 취재
- 반대하는 직원들에게 가해진 국정원의 미행, 감시 그리고 압박
- '하얀 방'을 다녀온 뒤 정신병에 걸린 직원!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대한민국은 국정원 뉴스로 떠들썩했다. 국가정보원이 댓글을 통한 여론 조작으로 선거에 개입한 사건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었다는 충격적인 제보가 PD수첩에 전해졌다. 국정원의 또 다른 대선 개입 공작이 있었다는 것. 27년간 국정원에서 근무하며 해외 공작 활동을 맡았던 제보자는 "죽음을 각오하더라도 세상에 꼭 밝혀야 하는 일"이라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제보자는 당시 국정원에선 댓글공작뿐만 아니라 '재외국민 투표 개입 공작'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국정원에서 댓글공작만 하고 끝난 것이 아니죠. 댓글공작은 국정원에서 벌어졌던 일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해요."
제보자에 따르면, 재외국민 투표 개입 공작은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지휘 아래 이루어졌다. 재일동포를 비롯해 재외국민들을 대상으로 '좌파 색출' 지시가 내려왔다. 2012년 대선에서 처음 실시되는 재외국민 투표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제보자는 원 전 원장이 과거 대선에서 적은 표차로 당선자가 결정된 사례를 들며, "재외동포가 종북 좌파 후보에게 투표할 경우 국정원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이 사용한 공작 방법은 재외국민의 여권 발급 제한이었다. 재외국민이 투표하기 위해선 여권이 필요한 점을 이용해 좌파 성향의 동포들에게 발급을 제한했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2010년 이미 '여권법 시행령'이 개정됐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안전보장과 질서유지를 침해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이들에 대해 여권 유효 기간을 1년에서 5년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또 다른 국정원 해외공작관 출신 제보자는 "여권 발급 제한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는 지시가 계속 내려왔다"고 제보자의 증언을 뒷받침했다.
제보자는 국정원이 이처럼 정치 공작에 나서는 건 문제라고 생각했다. 대선 이후 그는 국정원의 정치개입이 부당하다는 자신의 생각을 신임 국정원장 앞에서 밝혔다. 하지만 제보자에게는 상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졌다. 일본에서의 근무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직후, 제보자는 갑작스런 감사실의 호출을 받았다. 그런데 그가 불려간 곳은 일반적인 감사실과는 달랐다. 감사실 한 쪽에 이어진 작은 밀실. 그곳은 온통 새하얀 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책상 두 개가 겨우 들어가는 밀실같은 공간이었다. 제보자는 이 감사실에서 한 곳만 바라보는, 감사 아닌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고문에 가까운 정신적 압박과 괴로움을 겪었다는 제보자. 실제로 외국에서도 '고문'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는 ‘하얀 방’의 정체는 무엇일까?
제보자는 '하얀 방'에서 3일을 보낸 이후, 순간의 기억이 상실되거나 알 수 없는 곳에서 헤매는 등의 정신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입원 치료 이후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던 그에게 국정원은 직권 면직 통보를 내렸다. 현재 제보자는 국정원을 상대로 직권면직처분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에선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PD수첩이 前 국정원 해외공작관들의 충격적인 증언과 2012년 대선 개입 공작을 단독 취재했다. '국정원과 하얀 방 고문 : 공작관들의 고백'은 오늘(1일) 밤 10시 40분에 방송된다.
사회
PD수첩팀
[PD수첩 예고] 국정원에서 벌어진 일명 '하얀 방 고문'! 그 실체는?
[PD수첩 예고] 국정원에서 벌어진 일명 '하얀 방 고문'! 그 실체는?
입력 2021-06-01 15:12 |
수정 2021-06-0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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