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벌어진 감금살인 사건 피의자들에게 형법상 살인죄보다 형량이 무거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올해 4월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피해자를 주거지에 감금한 후 지속적으로 폭행·상해·가혹행위 등을 가해 살해한 점이 인정됐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6월 1일 이사를 한 이후부터 피해자의 외부 출입이 없었다"며 "피해자를 결박하고 화장실에 방치하는 등 심각한 가혹행위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고 볼만한 증거를 확보해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감금 치사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하되, 보복 목적이 인정돼 특가법으로 죄명을 변경했다"고 설명헀습니다.
경찰은 구속된 피의자 21살 안 모 씨와 김 모씨에게 영리약취, 즉 이익을 위해 사람을 납치하는 범죄와 공동강요와 공갈 등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도 적용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상해죄로 고소당한 안 씨·김 씨는 올해 1월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보복과 금품 갈취를 목적으로 3월 31일 피해자를 서울로 데려가 감금했습니다.
이후 피해자에게 '고소 취하' 계약서를 작성하고 고소를 취하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경찰에 보내게 한 것으로도 조사됐습니다.
휴대전화 소액 결제를 강요하고, 피해자 명의 휴대전화를 개통해 600만원 가량을 갈취한 혐의도 확인됐습니다.
피해자 A씨는 지난 13일 오전 6시쯤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알몸으로 숨진 채 발견됐는데, 당시 영양실조에 몸무게 34㎏의 저체중 상태였고, 몸에는 결박과 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 A씨는 고등학교 동기인 김씨 등으로부터 지난해부터 노트북을 고장냈다는 이유 등으로 괴롭힘을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해자들은 올해 3월 말 "서울에 가서 일하면서빚을 갚으라"며 A씨를 데려와 감금했습니다.
경찰은 A씨의 동선을 알려주는 등 범행을 도운 다른 고교 동기 B씨도 불구속 입건해 안씨·김씨와 함께 송치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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