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였던 전두환 손자·손녀에게 거액의 부동산을 물려준 사람은 외증조부?
- 남아있는 추징금 970억 원은 모르쇠… 3대로 이어지는 재산 세습 정황
1997년 4월17일, 대법원은 전두환 씨에게 내란 목적 살인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과 2,205억 원의 추징금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하지만 전 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같은 해 12월 석방되었다. 그렇지만 추징금은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다. 이후 검찰은 2013년 5월 추징금 환수에 나설 전담반을 꾸리고 대대적인 환수 절차에 나섰다.
2013년, 전재국 씨가 조세회피지역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블루 아도니스’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세운 것으로 밝혀지며 여론이 들끓자, 전 씨는 국민 앞에 섰다. “저희 가족 모두는 추징금 완납 시까지 당국의 환수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할 것으로, 추가 조사에도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
하지만 8년째 전 씨 일가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국민들 앞에서 두 번이나 국가에 내놓기로 약속했던 연희동 자택에는 여전히 전두환 씨 부부가 머물고 있다. 추징금 완납을 약속했던 전재국 씨는 어떻게 지내고 있었을까? PD수첩은 전재국 씨가 임원으로 재직하는 한 법인의 4년 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확보해 분석했다. 약 4년간 해외에서 사용한 법인카드 금액만 대략 1천 1백만 원. 대부분 추석 연휴나 주말에 현지의 고급 식당에서 사용됐다.
아버지 전두환 씨의 재산을 바탕으로 사업체를 일군 것으로 의심받는 전재국 씨. 그는 추징금 문제와 법인카드 사용내역 등에 대한 제작진의 질문에 “제 추징금이 아니지 않냐”며 답변을 거부했다. 2013년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추징금 환수 절차에 최대한 협력하겠다던 약속과 정반대의 답변이었다.
전두환 씨의 재산은 이제 그의 손자와 손녀에게 이어지고 있다. PD수첩이 전 씨 일가의 재산을 추적하던 중 발견한 수상한 부동산이 이를 보여준다. 서울 서교동에 위치한 부동산 2건을 전 씨의 손녀와 손자가 소유한 시점은 이들이 13살, 10살 때였다. 부동산을 증여한 사람은 김종록 씨. 제작진의 끈질긴 추적 끝에 밝혀진 김 씨의 정체는 이들의 외할머니의 아버지, 즉 외증조부였다. 김 씨가 1997년 사망하면서 유언을 통해 외증손자와 외증손녀에게 거액의 부동산을 물려준 것이다. 그러나 정작 김 씨는 사망 당시까지 13평 규모의 서민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25년 동안 이런 경우를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드문 일”이라고 했다. 전 씨 일가의 차명 재산으로 의심되는 이유다.
MBC PD수첩 X 뉴스타파 공동기획, ‘각하의 빚 970억 원, 전두환 일가 세습의 비밀’ 편은 오는 화요일 밤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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