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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낙동강에서 기준치의 최대 4,914배,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PD수첩] 낙동강에서 기준치의 최대 4,914배,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입력 2021-08-24 22:57 | 수정 2021-08-2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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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수첩] 낙동강에서 기준치의 최대 4,914배,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8월 24일 밤 PD수첩 ‘4대강 10년의 기록, 예고된 죽음’에서는 4대강 사업 이후 더욱 심각해진 녹조현상을 비롯, 강의 생태계와 수질 변화를 집중 점검했다. PD수첩은 2009년부터 총 6차례 4대강 문제에 대해 끈질기게 취재해왔다. 이번 7번째 방송은 <뉴스타파>와 공동 기획이다. 4대강 완공 후 10년, 과연 강들은 어떻게 변했을까?
    [PD수첩] 낙동강에서 기준치의 최대 4,914배,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핵심 사업이었다. 사업을 통해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보 16개를 세워, 댐처럼 물을 가둬놓았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통해 생태계를 살리고 수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했던 이명박 정부, 하지만 4대강 사업은 사실상 변형된 대운하 사업이었다. 2010년, PD수첩은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을 통해 4대강 사업의 실체를 고발했다. 2018년이 되어서야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이 대운하를 위한 사업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수심 6m 준설을 지시했다고 밝힌 것이다.

    생태계를 살리고 수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한 주장은 사실일까. PD수첩 취재 결과, 4대강의 생태계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었다. 낙동강에서 잡힌 물고기는 내수면 유해어종인 강준치들이 대부분이었다. 오마이뉴스 김종술 기자는 “당시 백제보의 경우는 물고기 60만 마리 정도가 떼죽음 당했다”라고 증언했다. 심지어 멸종위기 희귀어종인 흰수마자는 종적을 감춰 사실상 박제로만 전시되고 있었다.
    [PD수첩] 낙동강에서 기준치의 최대 4,914배,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더욱 심각한 것은 4대강의 수질이었다. 4대강 물은 식수, 농업용수, 산업용수 등으로 활용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녹조가 발생했다. 강에서 평생 살아온 어부조차 고개를 내저을 만큼 녹조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었다. 녹조는 강에서 멈추지 않았다. 수돗물 취수장, 농업용수 양수장에도 녹조는 창궐했다.

    녹조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 물질을 생성한다. 이지영 미국 오하이오대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녹조는 인간의 생명을 위협한다고 경고한다. 2019년 이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녹조가 번성하는 지역이 1% 증가함에 따라, 비알콜성 간 질환 사망자가 0.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4대강 수질은 어느 정도 단계일까. PD수첩은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직원들과 동행해 녹조 경보 발령을 위해 물을 채수하는 과정을 취재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대구 상수원에 대한 녹조의 위험성을 파악하기 위해 대구 시민이 먹는 물을 취수하는 매곡 취수장 상류 7km에서 하층, 중층, 상층을 모두 섞어 채수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채수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녹조는 주로 상층에 있는데, 하층과 중층을 섞어서 분석하면 녹조를 희석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박호동 일본 신슈대 교수는 “한국처럼 물을 채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물을 취수하는 취수장에서 채수하지 않고 녹조가 거의 없는 상류에서 채수하는 것은 녹조발생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승준 부경대 교수는 “취수하는 구간에서 채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며, ”상류와 하류 구간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녹조 생태계가 변할 경우 독성물질도 다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환경부는 취수장과 거리가 있는 상류에서 뜬 물로 검사 결과를 발표해 녹조의 심각성을 숨기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PD수첩] 낙동강에서 기준치의 최대 4,914배,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매곡취수장 독성 측정 결과

    PD수첩은 대구 매곡취수장의 취수구 앞과 환경부의 채수 지점의 녹조 독성을 비교해봤다. 그 결과, 취수구 앞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435ppb인 반면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의 채수 지점은 0.11ppb였다. 무려 3,954배 차이였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결과에 대해 “비교검토를 해봐야 될 것 같다”고 하면서, “조류 경보제를 운영하며 취수구와 채수 지점을 과학적으로 비교한 데이터는 현재까지 없다”고 시인했다. 채수 지점의 위치 선정이 녹조 현상을 제대로 반영하는 데 가장 중요한데도, 기본적인 분석도 하지 않고 녹조가 별로 없는 지점을 선택해 분석해 온 것이다. 그 결과 낙동강에 녹조가 크게 발생해도 경보는 낮은 상태로 유지되는 문제가 계속돼왔다.

    2016년, 농어촌공사는 벼를 대상으로 녹조 독성실험을 진행했다. 녹조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자는 것이 논문의 의도였다. 해당 논문에서는 ‘녹조로부터 농작물이 안전하다’고 결론 내렸다. 환경부에서도 녹조 독성이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과연 사실일까. 전문가는 “식물에 독소가 흡수된다는 것은, 이미 많은 논문에 나와 있다”고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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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4대강 사업 저지 선포식

    4대강 재자연화, 이른바 강을 되살리자고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대강 보를 상시 개방하며 강물이 다시 흐르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집권 4년이 지난 지금,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4대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완전철거가 결정된 세종보와 부분해체가 결정된 공주보. 해체라는 원칙만 결정됐을 뿐,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 청와대와 환경부는 일부의 반발을 우려해 4대강 재자연화를 미뤄왔고, 지자체에서는 해체 시기를 정부가 정해주지 않았다며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보 개방과 4대강 원상 복구를 요구했던 민주당. 정작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녹조가 가득한 강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4대강 완공 10년, 예고된 것처럼 강은 죽어가고 있다. 번성하는 녹조와 신음하는 강 앞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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