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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PD수첩,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단서인 음성 통화 녹음 파일 최초 공개

[PD수첩] PD수첩,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단서인 음성 통화 녹음 파일 최초 공개
입력 2021-10-19 22:40 | 수정 2021-10-1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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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수첩] PD수첩,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단서인 음성 통화 녹음 파일 최초 공개
    19일 밤 PD수첩 <누가 고발을 사주했나, 17분 37초의 통화>에서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집중 취재했다. 또,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단서인 음성 통화 녹음 파일을 입수, 최초로 공개했다. 2020년 4월 3일, 두 번에 걸친 17분 37초의 통화에는 어떠한 이야기가 오갔던 것일까.

    지난해 4월 3일, 김웅 의원은 조성은 씨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다. 김웅 의원이 전달한 고발장에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최강욱 대표, 황희석 최고의원을 비롯한 범여권 정치인들과 언론인 등 모두 13명이 피고발인으로 되어있었다. 검찰이 김웅 의원을 통해 야당에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웅 의원은 의혹에 대해 “일각에서는 조작 가능성을 제시하고 명의를 차용했다는 주장도 있다”며 부인했다.
    [PD수첩] PD수첩,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단서인 음성 통화 녹음 파일 최초 공개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제보자임을 밝힌 조성은 씨가 지난 10월 초 PD수첩 인터뷰에 응했다. 조성은 씨는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단서인 지난해 4월 3일 김웅 의원과 통화한 음성 녹음파일이 복구된 것을 확인했다.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후보는 정치공작이며 고발장에 대해서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괴문서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PD수첩은 고발 사주 의혹의 진위를 밝힐 17분 37초간의 음성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김웅 의원과의 첫 통화는 4월 3일 오전 10시 3분에 시작됐다. 김웅 의원은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만들어서 보내 드리겠다”,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라고 조성은 씨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PD수첩] PD수첩,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단서인 음성 통화 녹음 파일 최초 공개
    그리고 오후 4시 19분, 김웅 의원은 조성은 씨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고발장을 전달했다. 고발장에는 범여권 정치인들이 이번 총선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언론사 관계자들과 공모해 허위 사실을 보도했고, 이 보도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 씨 그리고 한동훈 검사장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오후 4시 25분에 이루어진 두 번째 통화에서 김웅 의원은 고발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오후 통화에서는 고발장 접수처로 남부지검이 아닌 대검찰청을 언급했다. 또, “고발장에 관련해서 저는 쏙 빠져야 한다”, “내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된다”고 언급했다.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지자, 김웅 의원은 “기억이 안 나는데 기억이 난다고 거짓말을 해야 되겠냐”며 항변했다. PD수첩은 김웅 의원을 찾아가 녹음 파일에 관해 물었지만, PD수첩의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조성은 씨가 김웅 의원으로부터 받은 메시지에는 ‘손준성 보냄’이라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텔레그램 메신저 특성상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경우 최초 발신자의 이름이 함께 표시된다. 따라서 ‘손준성 보냄’이라는 표시는 김웅 의원이 받은 고발장의 최초 발신자가 손준성이라는 것.

    정말 현직 검사가 고발장 작성에 관여된 것일까. ‘손준성 보냄’으로 전달된 고발장은 한글 파일로 작성해 출력한 후 다시 사진으로 찍어 보낸 것이었다. 민병덕 의원은 “고발장을 써놓고 사진을 찍어 보낸 것은 받은 사람한테 다시 입력하라는 이야기다. 파일 자체로 보내면 생성 일자와 작성자가 나오기 때문에 숨기고 싶을 때 이렇게 한다”고 분석했다. 또, 고발장을 전달한 손준성과 실제 손준성 검사는 텔레그램 프로필 화면도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PD수첩] PD수첩,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단서인 음성 통화 녹음 파일 최초 공개
    지난해 4월, 손준성 검사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했다.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은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곳으로 검찰총장 직속 기구다.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전신은 이른바 ‘범정’이라 불리는 범죄정보기획관실인데, 이곳을 거친 검사의 요직 승진율은 67.8%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징계 사유 가운데 하나였던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이른바 ‘판사 사찰’ 문건이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시에 따라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작성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한동대학교 유승익 연구교수는 “수사정보담당관실이라고 하는 기구는 검찰총장에 굉장히 가까운 기구이며, 여기에서 주요 사건들을 다룰 때 검찰총장이 모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PD수첩은 손준성 검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인터뷰 거절 의사를 밝혔다. 또, 대검찰청 대변인실은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서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답변이 어렵다고 전했다.

    김웅 의원이 전달한 고발장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아내 김건희 씨 그리고 한동훈 검사장이 피해자로 나와있다. 어떤 사건 때문에 이러한 고발장이 작성된 걸까. 채널A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취재원을 압박했다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이 배경이 된 것은 아닐까?

    PD수첩은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에게 고발 사주 의혹에 관한 입장을 물었다. 한동훈 부원장은 자신은 고발 사주 의혹과 무관하며 왜곡 편향된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한 적도 없고, 할 이유도 전혀 없기 때문에 할 말도 없다”고 답변했다.

    우리 사회가 검찰에게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이유는 범죄 수사와 처벌이라는 검찰의 막강한 권한 때문이다. 검찰이 정치에 동원되어서는 안 된다는 규범이 파괴되지 않도록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이 공수처에서 제대로 수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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