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 관련 특별법에 따라 보상금을 받았더라도 국가에 정신적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는 최근 긴급조치 1호 피해자인 고 오종상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심 상고심에서 "국가는 오씨에게 1억 천5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오씨는 지난 1974년 버스에서 옆자리 승객에게 유신체제에 비판했다는 이유로 영장 없이 강제 연행돼 고문을 당했고, 허위자백을 해 3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습니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지난 2007년 오씨가 위헌적 긴급조치 발동으로 중대한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규정했고, 오씨는 재심을 청구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오씨는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금을 받은 뒤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도 청구했지만 2016년 대법원은 "오씨가 보상금을 받아 재판상 화해가 성립됐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오씨는 헌법소원을 냈고, 헌법재판소는 "민주화운동 피해자가 보상을 받았더라도 정신적 피해에 대한 국가 배상은 여전히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며 민주화보상법에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오씨는 헌재 결정을 근거로 재심을 청구했고, 억울하게 강제 수사를 받은 지 47년 만에 배상을 받게 됐지만, 판결 나흘 뒤인 지난 4일 80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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