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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우리 동네 의원님은 재개발 조합장

[스트레이트] 우리 동네 의원님은 재개발 조합장
입력 2021-10-24 21:00 | 수정 2021-10-2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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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이트] 우리 동네 의원님은 재개발 조합장
    오늘 밤 8시 20분에 방송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부동산 개발을 둘러싼 지방의회 의원들의 '이해충돌' 복마전을 고발했다.

    용적률 올리겠습니다. 저는 구의원입니다!

    <스트레이트>는 먼저, 직접 재건축 재개발 조합의 조합장으로 나선 지방의원들의 행태를 취재했다.

    방송 시작 부분에 나온 지난해 마포공덕시장 재개발조합 총회의 영상을 보면 조합장 후보 중 한 명이 자신만이 용적률을 올릴 수 있는 후보라고 외쳤다.

    이 후보는 "용적률 200, 300% 꼭 올려서 주상복합을 꼭 지어서 공덕시장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본인이 "마포구의원이고 행정건설위원장이기 때문에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놓고 구의원 자리를 재개발 사업에 이용하겠다고 말한 후보는 국민의힘 소속의 조영덕 마포구의회 의장이었다. 지난해 조합장 선거에서는 떨어졌지만, 올해 다시 출마해 조합장에 당선됐다.

    <스트레이트>는 조영덕 의장이 구의원을 하며 조합장을 겸직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조 의장은 마포공덕시장 재개발지역 바로 길 건너편 신공덕6구역 재개발조합의 조합장도 맡았었다.
    신공덕 6구역은 지난 2013년 아파트가 준공되며 사업이 마무리됐다.

    조 의장은 조합장 몫 공로금만 3억 원을 받았고 또 가장 넓은 평수인 전용면적 114㎡ 아파트를 7억 7천만 원에 분양받았다.
    현재 시세는 세 배 가까이 뛴 20억 원이다. 즉 구의원 신분으로 재개발 조합장을 하며 큰 이익을 본 뒤, 바로 길 건너편 공덕시장에 들어가 또 재개발 조합장 자리를 꿰찬 것이다.

    조 의장은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스트레이트>에 조합원들 앞에서 했던 호언장담과는 다른 말을 했다.
    "마포구의장이 뭔데 특혜를 주겠냐"며 용적률을 올리기 쉽지 않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 개인이 아니라 조합원 모두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거라며 조합장에서 물러날 뜻은 없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 우리 동네 의원님은 재개발 조합장

    김수규 서울시의원

    조합장 의원님들의 활약

    <스트레이트>가 보도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동대문구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수규 의원은 자신이 살고있는 아파트 재건축 조합장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지방의회 회의에서 대놓고 자신의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는 각종 지원책을 요구했다.

    구의원 시절에는 재건축 계획을 세우기 위한 예산을 구청에 집요하게 요구하는 등 재건축이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채근하는 일을 되풀이했다.

    또 서울시의원이 된 후인 올해에도 서울시에 재건축, 재개발 조합을 지원하는 예산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김수규 의원은 <스트레이트>에, 구의원 시절에는 아파트를 소유하기는 했지만 조합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저런 활동이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댔다.
    [스트레이트] 우리 동네 의원님은 재개발 조합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필례 전 마포구의원의 남편은 재개발 분위기가 불고 있는 노고산동에서 이른바 '지분 쪼개기'에 나선 의혹을 받고 있었다.

    <스트레이트>는 토지의 지분을 여럿으로 쪼개면 재개발이 성사됐을 때 더 많은 분양권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김 씨는 노고산동 주민들에게는 '지분 쪼개기'를 막자는 개발제한 동의서 받고 다니면서 자기 명의의 땅에서는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주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이에 대해 이필례 전 의원은 자신은 전혀 관련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고, 남편 김 씨는 문제의 땅은 이 전 의원의 언니와 형부의 땅이고 자신은 명의신탁을 받아줬을 뿐이라고 발뺌했다.
    [스트레이트] 우리 동네 의원님은 재개발 조합장
    시의원 한 번 하고 2,600억대 아파트 분양

    지방의원이 재건축 재개발 조합장을 맡으며 생기는 이해충돌도 심각했지만, 건설업자 의원님들로 가면 규모는 훨씬 더 커졌다.

    10년 넘게 개발이 진행되지 않던 강원도 춘천 삼천지구.

    그런데 <스트레이트>는 아파트 부지의 약 80%를 갖고 있던 건설사 대표가 시의원이 되자, 사업 제안 후 불과 1년 8개월 만에 공사 허가가 난 것을 발견했다. 주인공은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강원도 춘천시의회의 손우철 전 시의원이었다.

    아파트 건설로 손 전 의원의 건설사는 분양수익 2,600억 원을 올려 320억 원의 이익을 봤다. 이와 별도로 손 전 의원이 받은 토지 매각 대금도 70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춘천시는 이런 '이해충돌'을 그냥 덮고 넘어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손우철 전 시의원은 사업을 하지 않았으면 오히려 땅값 상승으로 이익을 더 봤을 거라며 "시의원은 건축에 관여하면 안 되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건설사와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용연 서울시의원은 의정활동에 필요하다며 서울 마곡지구 택지 입찰 정보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김 의원의 건설사는 마곡지구 7곳의 택지 분양에 응찰해 4곳을 낙찰받는 데 성공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순위뿐 아니라 2, 3순위 입찰자의 정보까지 요구한 것은 시장의 흐름과 낙찰 패턴을 알 수 있는 정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도 무혐의가 나왔다며 "비싼 가격에 낙찰을 받아 오히려 계약을 날리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건설·부동산 겸직 지방의원 119명

    <스트레이트>는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과 함께 전국 243곳의 지방의회에 정보공개청구를 해 받은 자료를 분석했다.

    전국 지방의원 3,751명 가운데 건설이나 부동산과 관련한 일을 하는 의원은 119명에 달했다.

    건설업자가 64명으로 가장 많았고 부동산 임대업자 36명, 재건축재개발 조합장 8명 등이었다.

    지방의원이 조합장을 맡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은 내년 1월이 돼야 시행되고, 건설업을 겸직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은 아직 국회 상임위에 멈춰 있다.

    <스트레이트>는 지방의회는 주민과 가까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감시의 눈길에서는 멀어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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