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역사 '세정협의회', 국세청 퇴직공무원 로비 창구로 전락
오늘 저녁 8시 20분에 방송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힘있는' 부처 퇴직 공무원들의 전관특혜 문제점을 집중보도했다.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일선 세무서와 민원인 간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민관모임인 세정협의회는 무려 역사가 50년이 됐다.
전국 130개 세무서 가운데 129개가 세정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충격이다.
그런데 이 세정협의회가 민간업자와 국세청 퇴직 공무원들의 유착 수단으로 변질됐다.
국세청 퇴직공무원들이 세무법인을 차리면, 세정협의회의 민간 업자들이 이 퇴직공무원과 고문계약을 맺는다.
업체마다 한달에 100만원에서 50만원씩 고문료를 주는데, <스트레이트>와 인터뷰를 한 세정협의회의 한 회원업체는 "전직 세무서장들은 백만원 정도, 과장급은 50만원"이라고 밝혔다.
특히 세무조사를 당할 때 도움을 받으려는 일종의 보험이라고 설명했다.'화수분' 면세점으로 간 관세청 퇴직공무원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또 관세청의 전관 돌려막기 행태에 대해서 집중 보도했다.
문제는 사단법인 한국면세점협회를 둘러싸고 벌어졌다.
15년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면세점협회는 그동안 이사장과 본부장을 관세청 출신 퇴직공무원들이 독점해 왔다.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관세청이 면세점의 인허가 등 목줄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 면세점협회 본부장 자리에 관세청 4급 서기관 출신 김모씨가 지원했다.
그런데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게 됐다.
그러자 김씨는 '협동통운'이라는 곳의 대표로 지원해 그 자리를 차지했다.
협동통운도 공항이나 항만에서 아직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물건들의 운송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대대로 관세청 전관들이 대표를 맡아왔다.
그런데 무주공산이 된 면세점협회 본부장 자리를 협동통운 대표였던 변모씨가 차지했다.
김씨가 면세점협회 본부장으로 갈 수 없게 되자 협동통운 대표로 가고, 대신 협동통운 대표였던 변씨가 면세점협회 본부장 자리로 간 것이다.
전관을 챙겨주기 위해 서로 상부상조한 셈이다.
특히 대대로 관세청 출신이 차지해 온 면세점협회 이사장 자리는 연봉 2억원에 차량, 운전기사, 업무추진비가 제공돼 관세청 출신들 사이에선 '노른자'로 통한다.유난히 갈 곳이 많은 '감사원' 고위공무원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감사원 제1사무차장이었던 전광춘씨가 퇴직 한달만에 산은캐피탈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산은캐피탈은 감사원 피감기관인 산업은행의 자회사다.
<스트레이트> 취재에 따르면, 산은캐피탈 부사장 연봉은 최소 3억 5천만원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전광춘 부사장은 감사원 재직시절 산업은행을 감독하는 산업금융감사국을 책임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직자윤리위원회는 퇴직 전 5년간 전광춘 전 차장이 맡은 업무와 산은캐피탈 업무의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곧바로 취업을 승인했다.
감사원 퇴직공무원의 피감기관 취업은 흔한 일이다.
올해만해도 국장급 감사공무원이 국가철도공사 상근감사로, 3급 공무원 두명이 한국석유공사와 한국부동산원 감사담당 임원으로 갔다.
지난 6년간 무려 26명이 한국감정원, 서울대병원, 한국공항공사 등 피감기관 임원으로 취업했다.
<스트레이트> 김효엽 MC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며 전관 특혜의 문제점을 우려했고 허일후 MC는 부정 청탁과 비리가 싹틀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회
스트레이트팀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해도 너무하는 '전관특혜' 집중보도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해도 너무하는 '전관특혜' 집중보도
입력 2021-10-31 21:00 |
수정 2021-10-3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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