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밤 PD수첩 <‘위드코로나’ 1부 – 빗장을 푼 나라들>에서는 코로나와의 공존을 선택한 위드코로나 시행국인 덴마크, 프랑스, 미국, 영국을 현장 취재했다.
지난 1일,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가 시작됐다.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일각에서는 확진자 수는 줄어들 것인지, 언제쯤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지와 같은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PD수첩은 이러한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위드코로나를 먼저 시작한 나라에 직접 다녀왔다.지난 9월, 덴마크는 방역 조치를 모두 해제하면서 유럽연합 국가 중 처음으로 위드코로나를 시작했다. 한 때, 하루 확진자 4,500여 명까지 급증했던 덴마크는 올해 2월 이후 안정세를 찾았다. 덴마크에서는 모든 규제를 해제하는 것을 ‘리오프닝’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리오프닝 계획을 발표했던 당시만 해도 백신 접종률은 약 5%에 불과했다. 덴마크는 방역 완화를 5개월 동안 5단계에 걸쳐 천천히 시행했고, 마지막 단계인 리오프닝까지 성공했다.
덴마크가 위드코로나에 성공한 원인은 무엇일까. 브리짓 드레우스 덴마크 환자안전관리국 부국장은 “덴마크는 국민들의 높은 백신 접종률과 높은 신뢰도를 갖고 지침을 잘 따라주었기 때문에 전염병 상황이 통제 가능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백만 명 당 검사율 1위인 덴마크의 검사 건수는 약 8,500만 건. 국민 한 사람당 14번 검사를 진행한 셈이다. 덴마크식 단계별 일상회복인 리오프닝 이후, 덴마크 사람들의 삶은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8월, 프랑스는 실내 마스크 착용과 보건패스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대부분의 방역 조치를 해제했다. 한편, 보건패스를 도입한 지난여름부터 보건패스 거부자들의 시위가 시작됐다. PD수첩은 보건패스를 반대한다는 시위 참여자들을 만나 그들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보건패스 반대 시위 참여자는 “보건패스는 명백한 자유 침해이며, 전염병에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프랑스의 백신 접종률은 약 7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낮은 백신 접종률로 인해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백신 미접종자는 약 34%이며, 접종 자격이 되는데도 맞지 않는 사람은 약 6천만 명에 이른다. 카틱 체라부디 플로리다대 의과대학 교수는 “세상이 ‘백신이 얼마나 안전한지’ 전달하지 못한 것에 있어 실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선택으로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지만, 정부와 세계가 백신의 유용성을 설명하지 못했다.”라고 분석했다.
현재까지 미국의 코로나 사망자는 약 76만여 명.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연방 공무원, 의료진, 교사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무급휴가와 같은 불이익을 주겠다며 백신 의무화 정책을 선포했다. 그러자 강한 반발이 시작되었고, 뉴욕의 교사들은 백신 의무화 정책에 시위로 맞섰다.
한편, 백신 미접종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 전 대통령들은 “백신으로 생명을 지킬 수 있다”라며 함께 카메라 앞에 서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쌍둥이 형을 잃은 바비는 PD수첩과의 인터뷰를 통해 “백신은 인생에서 좋지 않은 것을 피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저희는 최악의 상황을 겪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굳이 겪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7월 모든 방역 규제를 해제한 영국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없애자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돌아갔다. 영국 의회는 코로나 때문에 지출한 재정이 모두 3,700억 파운드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폴 오메로드 영국 경제학자는 “규제를 없애자 경제는 아주 빠르게 회복되었다. 고용률도 높아졌으며, 일자리도 많아졌다. 규제가 없어진 후 경제력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코로나 감염이 또다시 확산되고 있다는 것. 하루 확진자 4만 명, 전문가들은 이미 위드코로나의 후폭풍을 경고했었다. 마이클 헤드 국제보건협회 선임연구원은 “과학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우리가 몇 가지 대책을 더 마련해야 하므로 아직 몇 달은 더 있어야 할 수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은 영국 사회를 이전으로 되돌리겠다는 정부의 결정으로 인해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나라가 방역 규제를 해제한 시점 직후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고령자나 미접종자 사이에서 코로나 감염이 확산되면 중증환자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 현재 중증환자 병상 수는 약 1,000여 개. 그 가운데 약 400개의 병상은 이미 사용 중이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단계에서 2단계로 이행하는 시점에서 우리가 확보한 중환자실의 병상이 차 가고 있다면, 그때는 멈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환자의 70%를 전담한 건 국내 병상의 10%에 불과한 공공의료병원이었다. 부족한 공공의료를 확대하고, 보건의료 인력을 충원해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일상회복을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현장의 목소리를 잊지 않아야 한다.
사회
PD수첩팀
[PD수첩] PD수첩, 위드코로나 시행 4개국 현장 취재
[PD수첩] PD수첩, 위드코로나 시행 4개국 현장 취재
입력 2021-11-02 23:14 |
수정 2021-11-02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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