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M] '파병미군·의사' 잡고 보니 아프리카계 사기범‥14명 검거

경기도 외곽의 한 주택.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열자 옷가지 밑에서 5만 원 권 현금 다발이 무더기로 나옵니다.

테이블 위에는 스마트폰 여러 대가 올려져 있습니다.

해외 파병 군인 등을 사칭해 친분 관계를 쌓은 뒤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가로채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 조직원의 자택을 경찰이 압수수색 한 겁니다.

'로맨스 스캠'은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romance)'와 신용 사기를 뜻하는 '스캠(scam)'이 합성된 단어입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라이베리아 등 아프리카 출신의 국제 사기 조직 일당 14명을 붙잡아 이중 10명을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간 피해자 24명으로부터 적게는 100만 원부터 많게는 수 억원까지 총 16억 7천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주로 SNS를 통해 해외 파병 군인이나 해외 거주 전문직을 사칭하며 이성적 관심을 가장해 친분을 쌓은 뒤 해외 배송료나 항공료, 통관 비용 등 다양한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는 사기 수법을 말합니다.

이번에 검거된 조직 역시 파병 미군이나, 외교관, 의사, 재외교포 등으로 자신을 속인 뒤 외국인 남녀 사진을 도용해 SNS 계정으로 친구 신청을 하며 무작위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했습니다.

대부분 아프리카계 외국인들로 구성된 이들은 국내에서 인출 총책과 인출책, 대포통장 관리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고, 피해자들에게 뜯어낸 돈은 해외로 재송금하거나 생활비 또는 명품 구입비 등으로 소비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3월 국정원과의 공조를 통해 첩보를 입수한 뒤 이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송금한 피해금 9천655만 원을 직접 회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인데, 일부 피해자들은 먼저 송금한 돈을 되돌려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추가로 돈을 입금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검거된 일당들의 추가 범죄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해외에 체류 중인 조직 총책의 인적 사항을 파악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할 방침입니다.

(영상출처: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