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중고차' 수출화물 열어보니 '렉서스·BMW'가
인천항에서 수출을 기다리고 있는 화물 컨테이너로 관세행정관들이 다가갑니다.
차량등록이 말소된, 값싼 국산 중고차를 수출하겠다고 세관에 사전 신고한 컨테이너입니다.
그런데 컨테이너를 열어젖히자 토요타의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 차량이 나옵니다.
천막까지 걷으니 출고가 1억 원 안팎의 BMW 5 시리즈 차량도 보입니다.
세관이 차적 조회를 해 봤더니 이른바 '대포차'였습니다.
도난 차량이거나 캐피탈 회사에 저당을 잡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거래와 수출이 불가능하니, 국산 중고차를 운반한다고 속여 해외로 밀수출을 시도한 겁니다.
이렇게 적발된 고급 외제차가 모두 48대. 세관은 밀수조직이 이 차들을 중앙아시아 일대로 수출하려다 적발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X선 검사서 밀수출 적발‥"차량 내부 구조로 확인"
인천항을 오가는 컨테이너는 연간 3백만 개가 넘습니다. 이걸 일일이 다 열어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세관은 버스만한 크기의 이동식 X선 검색기를 활용해 컨테이너를 슥 스쳐가며 내부 물품을 검사합니다.
그런데 이 장비를 움직이던 세관 직원의 눈에, 도저히 국산차라고 보기 어려운 차량들이 눈에 띄었다고 합니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차량 검사를 오래 하다 보면 X선으로 찍히는 차량 내부 구조를 보고 차종 구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어차피 추방당해‥네가 범인 해라" 불법체류자에 지시도
누가 이런 짓을 벌인 것인지, 세관은 차량 운송을 의뢰한 화주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습니다.
화주는 여느 범죄자들과는 달리 "내가 수출하려 했다"고 자신의 범행을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진술 앞뒤가 맞지 않았습니다.
외제차들의 출처는 물론 화물의 목적지조차 잘 모르는 등, 어딘가 이상했던 겁니다.
알고 보니 이 화주는 가짜였고, 진범은 외국인들로 구성된 밀수출 조직이었습니다.
밀수출 조직이 국내에 불법체류중인 러시아인에게 접근해서는 "어차피 추방될 거, 돈이라도 받고 추방 당하시라"며 금전을 미끼로 허위 자수를 시킨 겁니다.
경북·대전에 숨어 살다‥외국인 밀수조직 6명 검거
인천본부세관이 수사에 나섰지만 외국인 밀수출 조직은 모두 잠적해 버린 뒤였습니다.
추적에 나선 세관은 결국 지난 7월 키르기스스탄 국적의 30살 남성을 경북 경산에서 체포했습니다.
이어서 지난 9월에는 같은 국적의 32살 남성을 대전에서 체포해 각각 구속시켰습니다. 이번 밀수출 작전의 총책이었습니다.
또 이들의 범행을 도운 러시아인과 요르단인, 우리 국민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영상 제공: 인천본부세관
사회
손하늘
[영상M] X선 검사 눈썰미에 '딱 걸린' 밀수출‥"네가 범인 해라" 지시까지
[영상M] X선 검사 눈썰미에 '딱 걸린' 밀수출‥"네가 범인 해라" 지시까지
입력 2021-12-07 14:32 |
수정 2021-12-0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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