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위 형사는 정보원들로부터 마약 사범이 위 형사에게 뇌물을 줬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들었다. 위 형사는 법무부 형사사법포털에서 사건조회를 해 자신이 피의자로 입건된 사실을 발견했고, 검사실에 전화를 걸어 '조사받을 게 있으면 언제든지 가겠다'고 말했다. 다음날 위 형사는 체포됐고, 사유는 위 형사가 자신의 사건을 검색해 수사 상황을 인지했다는 것이었다.
체포된 위 형사가 이송된 곳은 수원지방검찰청 정정욱 검사실이었다. 위 형사는 "가자마자 검사님이 '당신 같은 사람은 경찰 하면 안 될 사람이다', '당신 같은 사람이 무슨 사회 정의 구현 이런 이야기 하지 마라', '두 번 다시 제복 입을 생각하지 마라' 이런 이야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공소장에는 뇌물수수·직무유기·범인도피 등의 죄명이 적혀있었다. 위 형사가 마약 사범에게 뇌물을 받고 범죄를 눈감아줬다는 것. 위 형사를 비리 경찰로 제보한 인물은 2014년경 위 형사가 사건을 맡았던 마약 사범 유모 씨. 유 씨가 2016년 다시 마약 투약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일이 시작됐다. 유 씨는 제보 의사를 밝혔고, 2016년 11월 수원지검 369호 정정욱 검사실에서 유 씨를 소환했다.
유 씨는 평소 친분이 있는 경찰이 자신의 마약 투약 사실을 눈감아줬고, 그 대가로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 또, 자신이 위 형사에게 돈을 건네는 장면을 구치소에서 알게 된 마약 사범인 정모 씨가 차 안에서 지켜봤다고 했다. 하지만 정 씨가 돈 주는 것을 봤다고 한 3월 23일에 정 씨는 이미 수감되어 있었다. 그러자 돈을 줬다는 날짜는 1월 25일로 바뀌었다.
유 씨는 2월에도 돈을 건넸다고 했다. 유 씨는 '송파에 있다가 위 형사의 전화를 받고 신림사거리 쪽으로 갔는데, 가는 중에 정 씨에게 전화해서 돈을 빌려 갔다'라고 진술했다. 유 씨의 휴대전화 위치에 따르면 유 씨는 송파구에서 출발하고 36분 뒤 신림동에 도착했다. 과연 송파에서 역삼동을 들러 신림까지 36분 안에 가는 것이 가능할까. PD수첩이 유 씨의 이동 경로를 그대로 따라가 본 결과 소요 시간은 총 58분, 36분 안에 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위 형사는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다. 동료 형사들은 카드 결제 내역을 수집하는 등 현장에서 증거를 모았다. 마약 사범의 진술에 반하는 증거들을 제출했는데도 크게 변한 것은 없었다. 2016년 12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유 씨가 정정욱 검사실에 불려간 횟수는 68회. 유 씨의 핵심 증언들이 바뀌면서 신빙성이 의심됐지만, 검사는 그대로 기소했다. 손병호 변호사는 "진술이 오락가락하거나 진술 간의 모순이 있으면 증거로서의 가치가 없기 때문에 그 진술은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설명했다.
2018년 최모 형사는 유 씨로부터 '진실이 왜곡된 것을 밝히면 위 형사님께 무죄가 선고되는지요'라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 또 다른 재소자의 증언도 이어졌다. 유 씨가 자신에게 보낸 편지에서 '관악경찰서에 있는 아는 형사의 생눈을 파버리겠다'라는 표현을 했다는 것. 생눈을 파버리겠다는 의미는 없는 사건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로 쓰인다. 결국, 위 형사는 2심에서 범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PD수첩은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정정욱 검사에게 입장을 물었다. 무리한 수사가 아니었냐는 질문에 정정욱 검사는 진술이 일부 변경됐지만 중요한 부분에서는 일관됐고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였다고 주장했다.
2017년 자신도 검찰 수사를 받으며 공포스러웠다는 차모 씨. 무고 교사 등의 혐의로 형을 살고 지난해 출소한 차 씨는 무고 교사 건을 담당하는 검사 외 다른 두 명의 검사가 차 씨를 불러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검사가 경찰의 이름을 대며 그들의 비위 사실을 요구했다는 것. 검찰에 불려간 횟수만 7개월간 49차례, 하지만 조서가 작성된 것은 10번에 불과했다.
결국 차 씨는 경찰들에 대해 허위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뇌물 혐의로 경찰 한 명을 구속했고, 경찰이 된 차 씨의 지인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차 씨는 자신을 수사했던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요청하고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PD수첩은 검찰에 사건 관련 입장을 물었고, 조서 대신 면담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현재 감찰이 진행 중이라고 답변했다.
미성년 장애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누명을 쓰고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아버지의 누명을 벗긴 조혜정(가명) 씨. 조 씨와 조 씨의 아버지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걸었다. 그런데 소송 중 아버지의 무죄를 밝힐 주요 증거들을 검찰이 알면서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성폭행 장소로 지목된 곳은 어느 모텔. 피해자는 방값을 신용카드로 계산했다고 진술했지만, 신용카드 결제 내역에는 사용 내역이 없었다. 검찰은 이에 대해 '해당 문건들은 무죄를 밝힐 핵심 증거라 보기 어렵고, 영향을 미칠 서류였다면 언제든 열람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수사 과정에서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는 것 또한 공익의 대표자로서 검사의 의무다. 검찰과 공수처에서 관련 사건을 철저히 규명하여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 국민에게 신뢰를 얻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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