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NLD당사·재단 급습에 측근도 체포"…수치 겨냥?

미얀마 쿠데타 항의 시위에서 한 시위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얀마 군부가 수치 고문이 설립한 자선 재단을 최근 급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소식통은 경찰 특별조사국 직원들이 재단의 양곤 사무실을 급습해 컴퓨터와 재무 장부 및 은행 통장 등을 가져갔다고 언급했습니다.

군부가 재단 간부 2명도 구금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 재단은 수치 고문이 어머니를 기념해 지난 2012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통은 군부가 재단을 급습하고 간부들을 구금해 조사 중인 것은 수치 고문을 더 심각한 혐의로 기소하기 위한 근거를 찾아내려는 조치일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군부가 수치 고문에게 재단 운영과 관련해 '돈 문제'를 뒤집어씌워 중상 모략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수치 고문의 측근인 쬬 띤트 스웨가 어젯밤 군부에 의해 구금됐다고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 NLD 대변인 찌 토의 페이스북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쬬 띤트 스웨는 국가고문실 실장으로 일해왔었습니다.

찌 토 대변인은 또 다른 NLD 관계자 4명도 군부가 구금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군부는 9일 밤에는 양곤의 NLD 중앙 당사에 강제로 진입해 각종 서류와 컴퓨터 하드웨어를 가져갔다고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NLD 당사나 수치 고문이 관련된 재단에서 각종 자료를 가져가고, 측근들을 잇달아 체포하면서 '정치적 제거' 의혹이 나올 전망입니다.

다음 총선에서 미얀마 국민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는 수치 고문의 손발을 묶으려는 게 군부의 속셈이라는 관측입니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직후 1년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후 새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미 수치 고문은 불법으로 수입된 워키토키 6대를 자택에서 사용하고 있었다는 혐의로 지난주 기소됐습니다.

이 혐의만 해도 유죄 시 최장 3년간 감옥에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군부에 의해 다른 범죄 혐의도 덮어쓴다면 수감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쿠데타 직후 현지 SNS에서는 군부가 수치 고문에 대해 반역죄로 기소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행위가 일어났지만, 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