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세계
기자이미지 김현경

만달레이 '피의 주말'…총탄에 10대 소년도 쓰러졌다

만달레이 '피의 주말'…총탄에 10대 소년도 쓰러졌다
입력 2021-02-21 11:07 | 수정 2021-02-21 16:03
재생목록
    만달레이 '피의 주말'…총탄에 10대 소년도 쓰러졌다
    <미얀마 만달레이서 총격에 최소 2명 사망…최악 유혈 사태>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지 20일째인 어제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군경의 총격으 로 10대 소년을 포함해 최소 2명이 숨지고 30명가량이 다치는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현지 매체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군과 경찰 수백 명이 어제 오전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의 한 조선소로 진격, 쿠데타에 항의해 파업 중인 근로자들과 대치했습니다.

    공무원을 포함해 시민 수백 명이 몰려나와 강하게 항의하면서 퇴각을 요구했고, 군경은 폭력을 가하며 최소 10명을 체포했습니다.

    시위대 일부가 새총을 쏘거나 돌멩이를 던지는 등 저항하자 곧바로 군경이 고무탄과 새총, 최루탄에 이어 실탄을 무차별적으로 발포했습니다.

    이로 인해 18세 혹은 14세로 알려진 소년이 머리에 총을 맞아 숨지고, 가슴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진 다른 1명도 숨졌습니다.

    20~30명으로 알려진 부상자들의 절반 정도로 총상을 입었고 일부는 중태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현장 주변에서 빈 탄창과 새총에 쓰이는 쇠 구슬 등이 발견됐고, 인근 주민이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올린 영상에도 총성이 끊임없이 들리는 가운데, 한 목격자는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군경은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과 함께 실탄을 쏴 현장에 있던 20세 여성 카인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뇌사 상태에 바졌다가 지난 19일 오전 숨졌습니다.

    이에 따라 쿠데타 항의 시위 과정에서 사격으로 희생된 시위대는 최소 3명으로 늘었습니다.
    만달레이 '피의 주말'…총탄에 10대 소년도 쓰러졌다



    만달레이 상황이라며 SNS에 올라온 24초 분량의 한 동영상에는 군인과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총기를 발포하는 모습이 담겨 있는데, 특힌 군인 한 명이 시위대 쪽으로 걸어 가며 3~4발을 잇달아 발포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동영상에는 멀리서 움직이던 시위대 중 한 명이 총소리가 난 직후 쓰러지는 장면이 담겼는데, 네티즌들은 이 동영상을 공유하면서 "군부가 시위대를 향해 저격수를 동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총격에 맞아 숨진 이들로 보이는 사망자들의 사진도 SNS에 잇따라 올라왔고, 구급차에도 군경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는 주장과 함께 구급차 곳곳에 총탄 구멍이 뚫린 사진 등이 유포됐습니다.

    미얀마 네티즌들은 "이는 단순히 미얀마 국내 문제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폭력"이라며 전세계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또 '그들은 더는 군인들이 아니다. 테러리스트들이 됐다.' '폭력을 멈추라' '만달레이를 구해달라(Save Mandalay)'라는 그래픽도 등장했습니다.
    만달레이 '피의 주말'…총탄에 10대 소년도 쓰러졌다
    <시위자 사망에 유럽·미국 "강력 규탄…조치 논의하겠다">

    이번 사태에 미국과 유럽 각국은 미얀마 군부를 비판하며 관련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평화적인 민간 시위대에 대한 군의 폭거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즉각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와 영국 외무부,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유혈 진압을 비판하는 입장을 내고 "우리는 버마 시민들의 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만달레이 유혈 진압, 2017년 로힝야 학살 군부대가 자행">

    이런 가운데 만달레이에서 무차별 발포를 한 군인들은 2017년 로힝야족 학살에 연루된 부대 소속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매체 '프런티어 미얀마'는 만달레이에 배치된 경찰이 33 경보병 사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33 경보병 사단은 2017년 소수 무슬림 로힝야족 학살에 연루됐다고 보도했습니다.

    33 경보병 사단은 당시 로힝야족 거주지인 인딘 마을 학살 사건에 투입된 부대로, 만달레이주에 주둔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딘 마을 학살은 미얀마 군부가 유일하게 인정한 학살사건으로, 당시 사단 소속 군인들이 로힝야족들을 살해한 뒤 암매장하고 마을을 불태운 것으로 드러난 사건입니다.
    만달레이 '피의 주말'…총탄에 10대 소년도 쓰러졌다
    <시민 불복종 운동 확산…첫번째 희생자 '카인' 장례식 예정>

    본격적인 유혈 진압이 시작됨에 따라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10개 소수 민족 무장단체 역시 현지시간으로 어제 공동 성명을 내고 쿠데타 시민 불복종 운동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진 20세 여성 카인의 장례식이 21일 예정돼 있고, 22일에는 파업 과 휴업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더 큰 유혈 사태가 빚어지는 건 아닌지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