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사건 이틀째인 현지시간 17일 밤 워싱턴DC, 뉴욕시, 애리조나주 피닉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각각 추모객들이 거리로 몰려나왔습니다.
워싱턴DC의 차이나타운에서는 약 200명이 모여 집회를 열고 밤늦게까지 시위했습니다.
시위대는 '아시아계 목숨도 소중하다'(Asian Lives Matter)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며 구호를 외쳤습니다.
한글로 '경찰은 범죄를 예방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를 지킨다'고 적힌 플래카드도 목격됐고 일부 참석자들은 촛불을 켜기도 했습니다.
뉴욕에서 아시아계가 많이 거주하는 퀸스에서도 이날 밤 200명가량이 심야까지 집회를 열고 아시아계를 향한 폭력에 항의했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라'(#StopAsianHate)는 해시태그가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되면서 온라인 모금 운동에도 십시일반 온정이 답지하고 있습니다.
미 하원서 30여년만에 아시아계 차별 청문회 열러
미국 하원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집중 조명하는 청문회가 현지시간 18일 열렸습니다.
하원에서 이런 청문회가 열린 것은 30여년만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습니다.
애틀랜타 총격 사건 피해자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청문회에는 한국 등 아시아계 여성 의원들이 여럿 나와 폭력 근절을 강조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스티브 코언 소위원장은 "상처받고 두려움을 느끼는, 미국에서 누가 신경이나 쓸지 의문스러워하는 모든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분명히 하고 싶다. 의회가 여러분을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청문회에는 한국계인 영 김·미셸 박 스틸, 중국계인 주디 추, 대만계인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과 태국계인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 등 이번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아시아계 여성 6명과 같은 숫자의 여성 의원들이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영 김 의원은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과 공격이 늘어나는 시점에 발생했다면서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 대한 증오와 선입견, 공격은 용납할 수 없고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귀네스 팰트로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연대…"아시아계 증오 멈춰라"
아카데미상 수상 경력의 여배우 귀네스 팰트로는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 깊은 애정을 보낸다"며 "여러분은 미국을 더 좋게 만들고 있으며, 우리는 여러분을 사랑한다"고 소셜미디어에 썼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동생인 팝스타 자넷 잭슨은 "비통하다"며 "비극적인 총격 사건으로 피해를 본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를 올린다"고 말했고, 그래미 수상 경력의 흑인 가수 디온 워릭은 "얼마나 오랫동안 우리는 더 참아낼 것이며, 증오의 광기는 계속될까"라고 분노했습니다.
팝스타 리한나는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는 역겨운 행동"이라며 희생자들을 애도했습니다.
아시아계 언론인들 "아시아 여성 성적 대상화하지 말아야"
미국의 아시아계 언론인들 역시 언론이 아시아계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더 부추기지 않는 방향으로 보도돼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아시아계 미국인 언론인 협회'(AAJA)는 총격 사건 다음 날 보도지침을 발표했는데, 지침은 우선 "뉴스 보도 때 아시아 여성을 과도하게 성적 대상화 하도록 부추길 수 있는 언어에 주의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또 미국에서 아시아계 인종 차별주의는 고도로 미묘하고 복잡했으며 역사적으로 잘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하면서, 아시아 여성을 과도하게 성적 대상화 해온 오랜 역사도 포함된다고 짚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