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공동성명 못내고 제갈길…北도 의제에

미국과 중국이 현지 시간 19일 알래스카에서 1박2일 고위급 담판을 벌였지만 공동 발표문조차 내지 못한 채 회담을 종료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열린 대면 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남에 따라 앞으로 양국 관계가 순탄치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미국은 중국과 협력할 분야로 북한 문제 등을 꼽아 북미 대화의 동력을 살리고 비핵화 논의의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미국 측 블링컨 국무장관과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전날부터 이틀간 세 차례 2+2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회담 후 광범위한 이슈에서 힘들고 단도직입적인 협상을 했다며 "우리가 있는 지점을 찬찬히 살펴보기 위해 워싱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전진할 방법을 찾기 위해 동맹, 파트너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중국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중국의 행동에 대해 동맹과 공유하는 우려를 전하고 미국의 정책과 원칙, 세계관을 제시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홍콩, 신장, 티벳, 대만, 사이버 공간 등 미중 간 충돌 사안에 대해 분명하고 직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중국으로부터 방어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회담 후 "솔직하고 건설적이며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며 "그러나 물론 여전히 차이점도 있다"고 이견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는 "양측은 앞으로 건강하고 안정적인 궤도를 향해 우리의 진로를 인도하기 위해 '무갈등' 정책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 입장에서 주권이 원칙의 문제이며 이를 방어하려는 중국의 결단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점을 미국 측에 분명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 문제도 협의 대상에 올랐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과 이란, 아프가니스탄, 기후변화 등 광범위한 의제에 관해 오랜 시간 매우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습니다.

미 고위당국자는 회담 후 미국이 중국과 협력할 분야가 있는지 탐색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하면서 특히 이들 분야를 꼽았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중국이 소극적으로 이행한다면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