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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일본 한복판에 울려 퍼진 '동해 바다'…100년 만에 기적같은 첫 승

[World Now] 일본 한복판에 울려 퍼진 '동해 바다'…100년 만에 기적같은 첫 승
입력 2021-03-24 16:49 | 수정 2021-03-2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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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Now] 일본 한복판에 울려 퍼진 '동해 바다'…100년 만에 기적같은 첫 승
    <日 '꿈의 무대' 고시엔, 한국계 학교 첫 승>

    일본 고교야구의 '꿈의 무대'로 불리는 고시엔(일본 선발고교야구대회)에 한국계 학교로는 처음 진출한 교토국제고가 첫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교토국제고의 첫 상대는 역시 고시엔에 첫 출전한 미야기현의 시바타고등학교, 1회말부터 2점을 내주고 끌려가던 교토국제고는 7회초 3점을 올리며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7회말 다시 1점을 내주며 동점, 이후 양팀은 9회말까지 점수를 더 올리지 못한 채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고, 곧바로 연장에 돌입했습니다.

    연장 10회초, 교토국제고는 첫 타자가 볼넷으로 나간데 이어, 도루와 잇따른 적시타로 2점을 올렸습니다.

    이어 연장 10회말, 반격에 나선 시바타고가 다시 1점을 따라잡았지만, 마지막 유격수 땅볼로 쓰리 아웃, 교토국제고는 고시엔 첫 진출에 이어 첫 승리까지 따내는 쾌거를 올렸습니다.
    [World Now] 일본 한복판에 울려 퍼진 '동해 바다'…100년 만에 기적같은 첫 승
    <'동해바다'로 시작하는 교가 고시엔에 울려퍼져>

    '동해바다 건너서 야마토 땅은 거룩한 조상 옛적 꿈자리, 아침 저녁 몸과 덕 닦는 우리의 정다운 보금자리 한국의 학원'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경기 후 그라운드에서 교가를 부를 기회가 주어지는데, 교토국제고 선수들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동해바다'로 시작하는 교가를 함께 불렀습니다.

    100년 가까운 '고시엔' 역사에서 처음으로 우리말로 쓰여진 교토국제고의 교가가 울려퍼진 겁니다.

    이 장면은 한글 자막과 함께 NHK 생중계로 일본 전국에 방송됐습니다.

    고시엔에서는 경기 중 양팀의 교가를 한번씩 틀어주기 때문에, 오늘 중계방송에서 교토국제고의 한글 교가는 모두 2번 방송됐습니다.
    [World Now] 일본 한복판에 울려 퍼진 '동해 바다'…100년 만에 기적같은 첫 승
    <교토국제고 고시엔 진출, 첫승은 기적>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첫 진출과 첫 승리는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봄 고시엔'은 일본고교야구연맹 주최로 매년 3월에 열리는데, 8월에 열리는 '여름 고시엔'(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와 마찬가지로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고시엔초에 있는 한신 타이거스 홈구장에서 치러집니다.

    1924년 첫 대회를 시작한 이래 98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대회가 취소됐습니다.

    현재 일본의 고등학교 중 야구부가 있는 학교는 4천개교에 이르는데, 치열한 지역 예선을 거쳐 이 가운데 32개 학교만 '봄 고시엔' 무대에 설 수 있습니다.
    [World Now] 일본 한복판에 울려 퍼진 '동해 바다'…100년 만에 기적같은 첫 승
    <1947년 설립, 학생 수 131명에 불과>

    교토국제고는 일본에 4개 뿐인 한국계 학교 중 한 곳으로 1947년 교토조선중학교로 설립됐습니다. 이후 1963년 고등학교를 개교했고, 2004년 일본 정부로부터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았습니다.

    현재 학생 수는 131명에 불과한데, 2004년부터 일본인 학생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해 현재 일본 국적은 93명, 한국 국적은 37명입니다.

    일본인 중에서는 일본으로 귀화한 한국인이나 일본인과 결혼한 가정의 자녀 등 한국과 관련이 있는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교토국제고는 1999년에 야구부를 창단한 이래, 꾸준히 실력을 키워 2016년 지역대회 4강에 처음 진출했고, 2019년 춘계 지역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지역 야구 명문고로 이름이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봄 고시엔'에 출전했고, 첫 승리까지 기록했습니다.

    학생수가 131명 뿐인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진출 자체도 기적이라고 일컬어지는데, 한발 더 나아가 역사적인 첫 고시엔 경기 승리까지 기록한 겁니다.
    [World Now] 일본 한복판에 울려 퍼진 '동해 바다'…100년 만에 기적같은 첫 승
    <재일교포 사회 열띤 응원…성금도 잇따라>

    오늘 경기에는 교토국제고 학생들 뿐 아니라, 가까운 오사카에 있는 한국계 학교인 건국학교와 금강학교 학생들도 경기장을 찾아 응원했습니다.

    앞서 학교와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재일본대한체육회, 재일본 대한민국민단, 상공회의소 등이 성금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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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언론들도 '고시엔에 한글 교가' 보도>

    일본 언론들도 한국계 학교의 '고시엔' 첫 진출과 승리, 한국어 교가가 제창됐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도쿄스포츠는 "교토국제고가 연장 10회 혈투 끝에 역사적인 1승을 올렸으며, 고시엔에서 한국어 교가가 2번 나왔다"고 썼습니다.

    교도통신은 "NHK가 고시엔 중계영상에서 처음 진출한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의 가사를 한글과 일본어 번역 자막으로 표시했다"며, "가사에는 한국이 일본해의 호칭이라고 주장하는 '동해'가 포함돼있지만, 일본어 번역에는 '동쪽의 바다'라고 표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교토국제고의 고시엔 두번째 경기는 오는 27일 오전 11시 40분에 열리며, 상대는 도쿄에 있는 도카이대스가오고등학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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