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를 두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진 충돌이 글로벌 패션 시장에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신장에서 원자재를 조달하지 않겠다고 밝힌 패션 기업들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이 대대적인 불매운동을 시작한 겁니다.
스웨덴 업체인 H&M은 지난해 9월 웹사이트에 성명을 올리고 "신장의 강제노동과 소수민족 차별 관련 보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면화를 구매하는 것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 당시엔 크게 주목받지 않았지만 반년이 흐른 지난 22일 유럽연합과 미국, 영국,캐나다 등이 신장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중국 인사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자 중국 소비자들의 분노는 H&M으로 향했습니다.
중국 공산주의청년단이 그제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H&M의 과거 성명을 올리고, "H&M은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신장 면화를 보이콧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벌려 하나?"는 비난 글을 쓰자 H&M은 한순간에 불매 운동의 표적이 됐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현재 중국의 거의 모든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H&M 상품이 모두 사라져 검색이 안 되고, 지도 앱에서도 `H&M`을 검색하면 위치 정보가 안 뜨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H&M의 모델이었던 배우 황쉬안 측은 "H&M과 이미 협력 관계를 끝냈다"고 발표했고 한국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으로 모국인 중국에서 활동 중인 빅토리아 측도 H&M과의 계약을 종료했다고 서둘러 밝혔습니다.
관영 환구시보의 후시진 총편집장은 H&M이 집중적으로 공격받는 것은 이 업체가 다른 기업보다 주동적으로 성명을 발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나이키도 보이콧 리스트에…신발 불태우는 동영상 등장>
H&M에 이어 나이키도 과거 성명에서 신장의 강제노동에 우려를 표하고 "이 지역에서 제품을 공급받지 않겠다"고 밝힌 사실이 다시 주목받으며 불매운동 대상이 됐습니다.
일부 중국 누리꾼은 나이키 신발을 불태우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며 분노를 표출했고, 나이키 광고 모델인 배우 겸 가수 왕이보는 나이키와 모든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 밖에도 유니클로와 필라, 아디다스, 뉴밸런스 등도 불매 기업 명단에 올리며 이들 기업이 그동안 발표한 신장 관련 성명을 함께 게시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과 동시에 애국주의 소비 움직임도 나타나, 오늘 홍콩 증시에서 아디다스와 나이키를 대체할만한 중국 브랜드 '리닝'의 주가가 장중 7% 넘게 뛰었고 '안타'는 6% 이상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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