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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염수 방출 어떻게?…"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 뒤 희석하면 된다"

일본 오염수 방출 어떻게?…"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 뒤 희석하면 된다"
입력 2021-04-13 08:28 | 수정 2021-04-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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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오염수 방출 어떻게?…"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 뒤 희석하면 된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탱크

    <일본 정부 "후쿠시마 원전사고 오염수 125만톤 바다에 배출하겠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사고로 발생한 다량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은 자국의 안전 기준을 강화해 적용하기로 했지만, 사고 원전에서 나온 125만톤이 넘는 막대한 양의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구상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한다는 계획을 담은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을 13일 오전 관계 각료 회의에서 결정했습니다.

    <"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하고, 삼중수소는 물에 희석‥2년 정도 뒤부터 방출">

    배출 전에 다핵종제거설비(ALPS) 등으로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지만 삼중수소는 걸러내지 못하므로 물을 섞어 농도를 낮춘 뒤 방출한다는 구상입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승인 등이 필요하므로 실제 방출까지는 2년 정도가 걸릴 전망입니다.

    <"방출 시작하면 2041년부터 2051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내보낼 것">

    일본이 원전을 폐쇄하는 작업 완료 시점으로 내걸고 있는 2041부터 2051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방출됩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기준 후쿠시마 제1원전의 탱크에는 오염수 125만844t이 저장돼 있습니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오염수 중 다핵종제거설비로 거른 물을 '처리수'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일본 오염수 방출 어떻게?…"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 뒤 희석하면 된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운영업체 도쿄전력 본사

    <"원전부지에 쌓고 있는 저장용 물탱크 곧 포화상태 이르러 방법 없어">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 물탱크가 늘어선 상황을 바꾸지 않으면 향후 폐로 작업에 큰 지장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해법으로 해양 방출을 선택하겠다고 오늘 오전 총리관저에 열린 관계 각료회의에서 기본 방침을 정했습니다.

    오염수 속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방사선량이 1리터(ℓ)에 1천500 베크렐(㏃) 미만이 될 때까지 바닷물로 희석한 후 배출한다는 계획을 채택했습니다.

    <"삼중수소를 기준치 40분의 1 미만으로 희석하면 문제 없다">

    일본은 삼중수소를 해양에 방출할 때의 농도 한도를 1ℓ당 6만㏃로 정하고 있는데 기준치의 40분의 1 미만으로 희석해 배출한다는 구상입니다.

    일본 정부는 그간의 실적에 비춰볼 때 해양 방출을 하면 안정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평가하고서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현지 어민들의 반발을 고려한 내용이 기본 방침에 반영됐습니다.

    <환경단체 "오염수에 여전히 고위험 방사성 물질 포함..탱크 늘려 보관해야">

    그런데 지난해 도쿄전력 자료를 보면, 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한 115만 톤의 오염수 중 기준치를 통과한 건 30% 뿐입니다.

    나머지 70%에선 세슘137, 스트론튬90 같은 고위험 방사성 물질들이 검출됐습니다.

    심지어 기준치의 100배가 넘는 오염수도 5%나 됐습니다.

    특히 스트론튬90은 인체에 흡수가 잘 되고, 극소량만 들어가도 백혈병, 골수암을 유발합니다.

    다핵종제거설비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도 유전자 변형이나 생식 기능 저하 등 인체에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 등 환경 단체와 환경 전문가들은 대규모 저장 탱크를 만들어 오염수를 보관하는 게 최선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비용 문제를 이유로 '해양 방류'를 선택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배출 기준 유지하고 감시해 피해 발생 막을 것">

    설정한 배출 기준이 유지되도록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감시를 강화하고 오염수 배출로 인해 생기는 '후효히가이' 즉,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생기는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오염수 배출로 인해 후쿠시마산 수산물 구입 기피나 관광 산업에 지장이 발생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결정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런 피해가 발생할 경우 도쿄전력이 배상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오염수 방출 어떻게?…"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 뒤 희석하면 된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일본 시민단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배출 반대 긴급성명 발표

    <"결정에 한국, 중국 등 반발에 대한 일본 정부측 반응은 담겨 있지 않아">

    한국과 중국 등 이웃 나라가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한다는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구상에 큰 우려를 표명했지만, 결정한 기본 방침에 이에 관한 구체적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오염수 해양 방출은 상당한 반발과 우려 속에 추진될 전망인데, 도쿄올림픽 개최를 3개월여 남긴 가운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 7일 스가 일본 총리를 면담한 기시 히로시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해양 방출에 반대하는 입장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후쿠시마현의 젊은이들로 구성된 단체인 '평화와 평등을 지키는 민주주의 행동'(DAPPE)은 전날 JR후쿠시마역 앞에서 해양 방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일본 시민단체인 '원자력 규제를 감시하는 시민 모임'과 국제환경운동 단체 '에프오이저팬'(FoE Japan) 등은 같은 날 해양 방출 구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일본 어민과 시민사회뿐 아니라 24개국이 해양 방출 반대‥한국 정부 "심각한 우려">

    일본 외에도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 24개국의 311개 단체가 해양 방출 반대 의사를 표명한 상태입니다.

    한국 정부는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해 "향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주변 환경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어제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또 "일본 측의 방류 결정 및 관련 절차 진행 과정을 지속 예의주시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화해 지속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도 "국제 공공 이익과 중국 인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중국은 이미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에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고 일본이 책임감 있는 태도로 후쿠시마 원전의 폐수 처리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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