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화성에서 1.8kg 무인 헬기가 뜬다…"외계 동력 비행 성공?"

지구밖 행성서 첫 동력비행 준비 중인 인저뉴어티 [NASA 트위터 캡처]

오늘 오후 지구 밖 행성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헬기 '인저뉴어티'(Ingenuity)가 처음으로 동력 비행을 시도합니다.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의 배 부위에 실려 '예제로 크레이터'에 도착한 지 꼭 두 달 만에 이뤄지는 이번 시험비행은 인류에게 118년 전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에 버금가는 역사적 사건이 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인저뉴어티는 시험비행에서는 약 3ｍ 높이로 날아올라 30초간 제자리 비행을 하고, 회전 기동을 한 뒤 착륙합니다.

이 비행이 성공해야 더 높이, 더 멀리 나는 네 차례의 추가 시험비행을 할 수 있습니다.

비행은 한국시간 오후 4시30분에 이뤄지며 지구에 도착하는 각종 데이터를 통해 약 3시간쯤 뒤에 인류 최초로 지구 밖 다른 행성에서 이뤄진 동력 비행의 성공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인저뉴어티는 시험비행 과정에서 동체 밑에 장착된 흑백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를 비롯한 각종 비행 자료를 퍼서비어런스로 전송하고 곧바로 수면 모드 들어가게 되며, 동체 날개 윗부분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동력을 충전하게됩니다.

인저뉴어티의 카메라 두 대 중 수평선을 촬영한 컬러이미지는 화성시간으로 이튿날 전송하게 됩니다.

화성 생명체 탐사 목표를 뒤로 미룬 채 인저뉴어티 시험비행을 준비해온 퍼서비어런스호는 인저뉴어티의 신호를 받아 화성 궤도를 돌고있는 위성에 전송하고 이 신호는 다시 지구의 심우주망(DSN)으로 중계됩니다.

퍼서비어런스는 예제로 크레이터의 착륙지에서 약 20ｍ 떨어진 곳에 인저뉴어티를 내려놓았으며, 약 65ｍ 떨어진 안전한 곳으로 물러나 시험비행 촬영 준비를 마쳤습니다.

퍼서비어런스는 마스트캠-Z를 비롯해 두 대의 고성능 카메라로 인저뉴어티의 시험 비행을 촬영하게 되는데, 고해상도 이미지는 이날 중으로 수신이 가능하지만 비행 동영상을 수신하는 데는 며칠이 걸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총 8천만 달러(894억원)가 투입된 인저뉴어티의 질량은 1.8㎏에 불과합니다.

화성에서는 중력이 지구의 3분의 1밖에 안 돼 중력이 고려된 무게는 0.68㎏로, 화성의대기 밀도는 지구의 1%밖에 안 돼 이층으로 설치된 1.2ｍ짜리 탄소섬유 날개 두 개를 반대 방향으로 분당 최대 2천500~2천400회 돌려야 뜰 수 있다고 합니다.

날개 끝의 속도로 따졌을 때 음속의 약 3분의 2에 달하는 빠른 회전입니다.

전문가들은 화성의 낮은 대기 밀도를 고려할 때 헬기의 비행 한계선을 7배나 넘는 10만 피트(약 3만ｍ) 상공을 비행하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시험비행 이외에 별도의 과학탐사는 진행하지 않지만, 시험비행 자료는 바퀴와 궤도에만 의존해온 인류의 우주탐사에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입니다.

이는 지형 때문에 갈 수 없는 곳에 과학탐사 장비를 실어나르거나 우주비행사가 접근할 수 있게 해줘 탐사영역을 한층 더 넓히게 됩니다.

NASA는 인저뉴어티 이외에 토성의 최대 위성인 타이탄에 드론 탐사선 '드래곤플라이'(Dragonfly)를 보내는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드래곤플라이는 2030년대 중반께 타이탄에 도착할 예정인데, 대기 밀도가 높아 화성만큼 동력 비행이 어렵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