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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도쿄올림픽 열릴 수 있을까?…1년 전 상황을 보니

[World Now] 도쿄올림픽 열릴 수 있을까?…1년 전 상황을 보니
입력 2021-04-20 16:26 | 수정 2021-04-2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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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Now] 도쿄올림픽 열릴 수 있을까?…1년 전 상황을 보니
    일본 내에서도 '도쿄올림픽 불가론' 잇따라

    이제 개막이 94일밖에 남지 않은 2020 도쿄올림픽을 놓고 일본 내에서 다시 '올림픽 불가론'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지난 15일, 일본 집권 여당의 2인자이자 정권의 실세로 불리는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이 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언급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니카이 간사장은 민영방송 TBS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리에서 '코로나19가 더 확산하면 올림픽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때 상황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이 이상 도저히 무리라고 한다면 확 그만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선택지도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어제(19일) 회견에서도 그는 "누군가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올 때의 얘기"라면서 "올림픽으로 감염이 퍼진다면 무엇을 위한 올림픽인지 알 수 없게 된다"고 다시 언급했습니다.

    일본 광역단체장도 '올림픽 불가' 언급

    광역단체장 중에서도 올림픽 불가론이 나왔습니다.

    야마나시현의 나가사키 고타로 지사는 어제(19일) 회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 현민의 생명과 건강으로, 올림픽이 현민의 생명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과 현민의 건강 상태에 매우 크고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감염 상황이 생긴다면 올림픽을 할 경황이 없을 것"이라며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을 공개 지지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나는 분명히, 올해 올림픽 개최는 위험이 너무 크다고 생각해 반대한다"면서 "선수들에게는 정말 죄송하지만, 열심히 살려는 것은 선수뿐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라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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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성화봉송 차질…'무관객·중단' 잇따라

    올림픽의 사전행사 격인 성화봉송도 이미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후쿠시마현 J빌리지에서 출발식을 가졌지만,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무관객으로 치러졌습니다.

    성화는 후쿠시마현을 달리는 도중 첫날부터 중도에 꺼져서 다시 붙이는 불상사가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어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공공도로상의 성화봉송이 중단됐습니다.

    대신 오사카의 만국박람회기념공원 안에서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한 가운데 '나홀로 성화봉송'을 했습니다.

    주자당 200미터 정도씩 하루 90명씩 이틀 동안 공원을 하루 종일 돌았는데, 주자들 대부분은 관중이 없어 손도 흔들지 않고 묵묵히 성화를 들고 공원길을 달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내일 성화봉송이 예정된 에히메현에서는 마츠야마시의 성화봉송을 아예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본 국민 10명 중 7명 "올림픽 취소, 재연기"

    일본 국민들의 여론도 올림픽에 그다지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습니다.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7명은 도쿄올림픽의 취소 또는 재연기가 불가피하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오늘 나온 후지뉴스네트워크(FNN)와 산케이신문의 여론 조사에서도 "도쿄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재연기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응답이 74.4%에 달했습니다.

    이런 여론을 보면, 자민당 실세와 지자체장의 '올림픽 불가론' 발언은 돌발적인 발언이라기보다는 현재 여론을 반영한 발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올림픽이 무산될 경우에 대비한 일종의 '알리바이' 또는 사전 작업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World Now] 도쿄올림픽 열릴 수 있을까?…1년 전 상황을 보니
    일본 정부는 여전히 "올림픽 실현 확실히 준비"

    일본 정부는 여전히 올림픽 개최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지난 17일 워싱턴에서 다시 한번 올림픽 대회 개최를 실현하겠다는 결의를 표명했고, "일본으로서는 계속 올여름 도쿄 대회 실현을 위해 확실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일본 내부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악화되면서 이미 해외 관객은 포기를 결정했고, 국내 관객 역시 포기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해외 관객 포기 이어 국내 관객도 결정 미뤄

    국내 관객 역시 포기할지, 객석의 50%만 입장을 허용할지를 놓고 고민 중인데, 결정 시기를 다음 달까지로 최대한 미뤄놓고 있습니다.

    일본의 전현직 총리가 대를 이어 강조해온 이른바 '올림픽 정상 개최'는 이미 물건너간 상황입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인류가 코로나19를 이겨낸 증거로서 올림픽을 개최하고 싶다'며 '올림픽 정상 개최'를 강조했었고, 아베 정권 계승을 표방한 스가 총리도 같은 말을 입버릇처럼 되풀이해왔습니다.
    [World Now] 도쿄올림픽 열릴 수 있을까?…1년 전 상황을 보니
    스가, "코로나 이겨낸 증거" 대신 "세계 단결의 상징"

    하지만 지난 17일 워싱턴 미일 정상 공동회견에서 스가 총리는 '인류가 코로나19를 이겨낸 증거'라는 수식어 대신, '세계 단결의 상징'이라는 표현으로 바꿨습니다.

    도쿄올림픽은 이미 정상 개최가 어렵게 됐고, 인류는 여전히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는 걸 누구나 알고있기 때문이겠죠.

    그럼에도 현재 스가정권은 올림픽을 쉽게 포기할 수 없습니다.

    올림픽 경기장 등 시설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된 것도 문제지만, 정권으로서는 일본 내 정치 일정상 올림픽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오는 9월이면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고, 10월이면 중의원 임기가 끝납니다.

    따라서 스가 총리는 늦어도 가을 전에 가장 유리한 시점을 골라 국회를 해산하고 재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집권 여당의 총재가 총리가 되니, 총리 연임을 위해서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스가 정권이 '올림픽 성공 개최' 포기 못하는 이유

    그동안 일본 정가에서는 스가 총리의 국회 해산 시기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왔는데,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때는 올림픽이 끝난 직후입니다.

    지난주 미일 정상회담으로 지지율이 조금 올라가긴 했지만, 당장은 코로나19 상황이 녹록지 않아 해산 카드를 쓰기 어렵습니다.

    오는 25일에 중·참의원 보궐선거가 히로시마, 나가노, 홋카이도에서 예정돼있는데,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곳 모두 야당 후보가 앞서있습니다.

    따라서 스가정권으로서는 도쿄올림픽에 이어 9월 5일 패럴림픽까지 최대한 성공적으로 치르고, '올림픽 효과'로 정권 지지율도 높아지면 그때가 선거를 치르기에 가장 유리하다는 분석입니다.

    관건은 '코로나19'…1년 새 확진자 50배

    이처럼 현 정권에도 중요한 올림픽이지만, 올림픽이 어떻게 될지, 관건은 역시 코로나19 상황에 달려 있습니다.

    1년 전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260만 명이었는데, 지난 18일 기준 1억 4천만 명으로 50배 넘게 늘었습니다.

    일본의 코로나19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1년 전 누적 확진자는 1만 1천여 명 수준에서 54만 명으로 역시 50배 정도 폭증했습니다.

    하루 확진자 수는 3백 명대에서 3천-4천 명대로 10배나 많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올 초 두 번째 긴급사태선언이 해제된 지 50여 일 만에 다시 이번 주 안에 세 번째 긴급사태선언을 발령할 예정입니다.

    음식점 등의 영업시간 단축으로 별다른 효과가 나지 않자, 휴업을 요청하고 지켜지지 않으면 명령을 내리고 벌금도 부과할 방침입니다.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도 역시 이번 주 안에 긴급사태선언 재발령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전 세계 백신 접종률 6.4%, 일본은 1%대

    백신 접종도 지지부진합니다.

    전 세계로 보면, 1회 이상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약 5억 명으로 인구의 6.4%입니다.

    일본에서는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약 121만 명으로 인구의 1% 수준입니다.
    [World Now] 도쿄올림픽 열릴 수 있을까?…1년 전 상황을 보니
    도쿄올림픽 열릴 수 있을까?…1년 전 상황 보니

    그럼 2020 도쿄올림픽은 2021년에 열릴 수 있을까요.

    2020 도쿄올림픽은 지난해 3월 24일에 전격 연기가 결정됐습니다.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해 당시 일본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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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2월 26일, 딕 파운드 캐나다 IOC 위원이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처음 언급.

    3월 4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예정대로 개최를 향해 준비하겠다"

    3월 11일, 다카하시 도쿄올림픽 조직위 위원 "1~2년 연기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옵션"

    3월 12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예정대로 개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3월 13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 "텅 빈 경기장보다 1년 연기가 나을 것"

    3월 14일, 아베 신조 총리 "올림픽을 무사히 예정대로 개최하고 싶다"

    3월 16일, '도쿄올림픽 예정대로 개최할 수 없다" 69.9%(교도통신 여론조사)

    3월 18일, 아소 다로 부총리 "올림픽은 40년마다 문제가 생겼다. 저주받은 올림픽"

    3월 20일, 야마구치 가오리 JOC 위원 "이사회에서 연기 의견 밝히겠다"

    3월 22일, 앙드레 지로 프랑스 육상연맹 회장 "IOC는 내년으로 연기 방안 고려해야"

    3월 23일, 아베 총리 "완전한 형태로 실시한다는 방침"

    3월 24일, 아베 총리, 도쿄올림픽 1년 연기 전격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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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연기를 결정하기 약 한 달 전부터 국내외에서 '올림픽 불가론'이 잇따라 나왔고, 일본 정부는 연기 결정 직전까지 이를 부인하고 정상 개최를 강조했습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아직까지는 지난해만큼 '올림픽 불가론'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수치상으로 보면, 1년 전보다 올림픽을 개최하기는 더 어려운 상황이 분명해 보입니다.

    물론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친 후 1년여 동안 인류는 코로나19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고, 조금은 더 잘 대처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미 수십 가지 변이로 여전히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World Now] 도쿄올림픽 열릴 수 있을까?…1년 전 상황을 보니
    스가 총리, 올림픽 관련 질문에 답변 안 해

    지난 17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의 기자회견에서 스가 총리는 올림픽에 대한 외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로이터통신 기자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올림픽을 강행하는 것은 무책임하지 않냐'는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넘어갔습니다.

    대신 일본 교도통신 기자를 지명해 질문 기회를 줬습니다.

    스가 총리가 로이터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해 질문이라고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답변이 곤란해 일부러 피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을 보면, 답변이 곤란했던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바이든, 올림픽 '개최 노력'에 지지 표명

    스가 총리에게 질문 기회를 얻은 교도통신 기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올림픽에 미국 선수단 파견 약속이나 긍정적 의사를 표시했는지를 물었고, 스가 총리는 "도쿄올림픽 개최를 실현할 결의를 표명했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쿄올림픽 개최를 지지한 것이 아니고, '일본의 도쿄올림픽 개최 노력을 지지'한 것이었습니다.

    이 같은 바이든의 답변은 실제로 올림픽이 열릴 수 있을지에 관해 매우 중요한 대목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개최 노력을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와 상관없이, 만일 미국 등 주요국가가 도쿄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지 않을 경우 도쿄올림픽 개최는 사실상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일본 '대본영 발표' 되풀이하지 않기를

    일본 근대사에는 '대본영 발표'라는 말이 있습니다.

    태평양전쟁 당시 침략전쟁을 수행한 일본군 최고 사령부인 '대본영(大本營, 다이혼에이)'은 1945년 패색이 짙어가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일본군이 승리하고 있다며 거짓 전과를 발표해 국민들을 속였습니다.

    이후 정부 권력의 거짓 발표를 '대본영 발표'라고 일컫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일본에서 확산할 당시 마이니치신문의 야마다 타카오 편집위원은 칼럼에서, 코로나19 방역 상황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발표를 놓고 '대본영 발표'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코로나19와 도쿄올림픽을 둘러싼 상황은 1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도쿄 올림픽은 1년 전 공언했던 '인류가 코로나19를 이겨낸 증거'가 되기는 어려워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본 정부가 '대본영 발표'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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