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인도 총리,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방 핵심 선거서 완패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도국민당이 코로나19 속에서 치러진 일부 지역 지방선거에서 완패했습니다.
모디 총리의 방역 실패 책임을 놓고 민심이 분노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간 3일 오전 잠정 투표 집계 결과 인도국민당 연합은 이번 5곳 선거 중 3곳에서 참패했습니다.
인도의 28개 주와 8개 연방직할지 중 이번 선거에서는 4개 주와 1개 연방직할지 지역 의회 의원을 뽑았는데, 인도집권당 연합은 동북부 작은 주인 아삼주와 연방직할지 푸두체리에서만 승리를 거뒀습니다.
외신들은 모디 축제가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자신을 지지하는 힌두교 신자들을 의식해,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를 여러 달 방치하고 대규모 유세 행보를 보인 것이선거 패배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습니다.
인도에서는 최근 하루 40만명 안팎의 기록적인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올 만큼 최악의 코로나19 위기를 겪고 있지만 모디 총리는 방역보다는 선거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2014년 집권한 모디 총리는 2019년 총선에서도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등 큰 인기를 얻어왔고, 인구 다수인 힌두교도는 모디 총리가 내세운 힌두 민족주의와 강력한 카리스마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모디 총리가 참석한 대규모 선거 유세장마다 대규모 '노마스크' 인파가 몰려들어 최근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 급등을 부채질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산소가 아니라 연설을 멈추라(Stop the speech, not the oxygen)', '모디 사임(ModiResign)'이라는 해시태그가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모디 총리가 벵골 지역에서 50차례가 넘는 유세 연설을 했다면서, "모디 총리는 인도가 세계 최악의 코로나 감염국이 되는 와중에 유세를 열면서 대중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줬다"고 지적했습니다.
인도 지방정부도 봉쇄령 속속 도입
인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도 뉴델리 인근 하리아나주는 오늘부터 1주일간 봉쇄 조치를 도입한다고 밝혔고, 동부 오디샤주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오는 5일부터 14일간 봉쇄에 들어간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19일부터 봉쇄령을 발동한 수도 뉴델리는 지난 1일 1주 더 이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뉴델리의 봉쇄 조치는 1주일씩 두 차례 연장을 통해 10일 오전까지 3주간 이어지게 됐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 6만명 안팎으로 인도에서 가장 감염이 심각한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와 정보기술 중심도시 벵갈루루가 있는 카르나타카주도 이미 봉쇄령을 내린 상태입니다.
인구 2억2천만명으로 인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텔랑가나주, 아삼주, 안드라프라데시주 등은 이보다 약한 주말 봉쇄나 야간 통금령을 도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확실하게 막으려면 전국적인 봉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지 매체 인디언익스프레스는 정부 자문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소속 전문가들이 정부에 전국 봉쇄령을 내려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연방 정부가 지난해처럼 전국 봉쇄 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신규 확진자 수는 36만 8천명으로 소폭 줄어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오늘 오전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36만 8천 14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 수 40만명을 돌파한 후 소폭이지만 이틀 연속으로 감소한 겁니다.
최근 무섭게 늘어나던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준 것은 지난 3월 말 이후 처음으로, 정점을 지나고 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신규 사망자 수는 3천 417명으로 최근 6일 연속 3천명을 넘는 등 연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도발 변이 전 세계 확산…멕시코서도 첫 확인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멕시코에도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멕시코 언론에 따르면 중부 산루이스포토시주 보건당국은 현지시간 2일 지역 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중 1명이 '인도 변이'로 불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40세인 이 확진자는 미국을 방문한 이들과 접촉한 후 이달 초부터 코로나19 증상을 보였다고 당국은 전했습니다.
인도 교민, 특별기로 내일 173명, 7일 224명 귀국…'음성' 나올 때까지 격리 뒤 자가 격리 장소로 이동
인도에 체류 중인 우리 교민들이 내일과 오는 7일 특별기편으로 귀국길에 오릅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특별항공편을 통한 귀국 예상 인원은 각각 173명과 224명으로 4일에는 인도 항공사가, 7일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합니다.
정부는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한국-인도 간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지만, 교민을 태우고 국내로 들어오는 항공편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운항을 허가했습니다.
이번 주 두 편에 이어 오는 15, 17일에도 항공편을 추가 편성하고 승객을 모으고 있다고 이기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밝힌 바 있습니다.
지침에 따르면 현재 모든 해외입국자는 입국 전72시간 내 PCR 검사, 입국 후 1일 내 PCR 검사, 격리해제 전 PCR 검사 등 총 3번의 검사를 받고, 총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합니다.
이 중 인도를 비롯해 영국, 브라질, 아프리카 등 변이 바이러스 주요 발병 지역에서 입국자는 국내 도착 즉시 정부 시설에서 1박 2일간 격리되고, PCR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오면 국내 거주지나 개인이 마련한 격리 장소로 이동해 자가격리에 들어갑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번에 입국하는 인도 교민들에 대해서도 "철저히 방역관리를 하면서 국내에 입국하는 절차들을 밟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인도산업협회 "가장 강력한 국가적 조치 요구…경제 활동 위축 감수할 것"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다이 코탁 인도산업협회 회장은 성명을 내고 "전염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가장 높은 수준으로 최대한의 대응 조치가 요구된다"고 밝혔습니다.
코탁 회장은 "이처럼 희생되는 생명이 늘어나는 중대한 시점에서 인도산업협회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경제 활동 제한을 포함한 가장 강력한 국가적 조치를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까지 인도 당국은 경제 폐쇄에 따른 여파가 우려된다는 입장입니다.
인도 경제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 강력한 제한령이 내려지면서 2분기 생산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24% 위축됐었습니다.
인도산업협회는 1895년 설립된 인도 기업 모임으로, 정부와 손잡고 긴급 구호 등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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