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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송유관 회사 사흘째 가동 중단…'자선금' 노린 해킹?

미국 최대 송유관 회사 사흘째 가동 중단…'자선금' 노린 해킹?
입력 2021-05-10 15:45 | 수정 2021-05-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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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최대 송유관 회사 사흘째 가동 중단…'자선금' 노린 해킹?

    자료 제공: 연합뉴스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시스템이 해킹당해 사흘째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현지시간 7일 사이버 공격으로 IT 시스템이 피해를 받았고, 이에 따라 모든 송유관 시설 가동을 중단했는데, 사흘째 핵심 라인이 여전히 마비된 상황입니다.

    회사는 현재 복구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면서 일부 소형 송유관은 재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지아에 본사를 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텍사스에서부터 뉴저지까지 이르는 총연장 약 8천850km의 송유관을 통해 휘발유, 항공유 등 연료를 하루 약 250만 배럴씩 수송합니다.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공항 등 미국의 주요 공항도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송유관을 이용합니다.

    이에 따라 송유관 가동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휘발유 가격을 포함해 미 남동부 지역의 연료 수급 상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AP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시스템이 수일 내로 정상화된다면 휘발유 가격에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미국의 핵심 인프라 시설에 대한 최악의 해킹 공격 사례가 될 이번 사건은 관련 업계에 보안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미 정부도 지역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고 수습에 나섰습니다.

    미 교통부는 성명을 내고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휘발유, 디젤유, 항공유, 다른 석유 제품의 긴급 수송을 돕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육로로 연료 수송을 할 수 있게 되고 응급 지원 활동에 동원되는 상업용 차량에 대한 규제도 완화됩니다.

    AFP통신은 익명의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이번 사건이 최근 서방 국가들에 수백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랜섬웨어' 공격 조직 중 하나인 다크 사이드가 이번 공격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랜섬웨어는 컴퓨터 시스템에 침투해 중요 파일에 대한 접근을 차단한 뒤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입니다.

    지난해 8월부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다크 사이드'는 대기업 등을 노린 해킹으로 얻어낸 돈을 자선단체에 기부함으로써 '해커계의 로빈 후드'라고 불리는 조직으로, 병원이나 요양원, 교육기관, 정부기관 등은 공격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크 사이드는 그러나 자신들이 이번 공격의 주체라고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도 시스템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사실은 확인했지만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 이들이 무슨 요구를 했는지 등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미 동남부 지역 연료 수송의 약 45%를 담당하는 거대 송유관 시설이 사이버 공격으로 하루아침에 마비되는 사태를 두고 미국 국가 기반 시설의 보안이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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