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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어린이 시신 1천구' 발견…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서 무슨 일이?

[World Now] '어린이 시신 1천구' 발견…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서 무슨 일이?
입력 2021-07-01 13:53 | 수정 2021-07-0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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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Now] '어린이 시신 1천구' 발견…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서 무슨 일이?

    [사진 제공: 연합뉴스] 표식도 없는 원주민 어린이들의 무덤

    <캐나다 원주민학교 '어린이 시신' 또 발견>

    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암매장된 어린이들의 유해가 또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원주민 단체인 `로어 쿠테네이 밴드`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크랜브룩 근처에 있는 세인트 유진 선교학교 옛터에서 표식이 없는 무덤 182기를 찾았습니다.

    레이더 투사에 탐지된 이들 유해는 이 가톨릭 학교에서 교육받던 7∼15세 원주민 어린이들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가톨릭이 운영하던 원주민기숙학교 부지에서 어린이 집단무덤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올해 5월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옛 캠루프스 인디언 기숙학교에서 마찬가지로 표식이 없는 어린이 215명의 무덤이 발견됐습니다.

    지난주에는 무려 751기에 달하는 무덤이 새스캐처원주에 있던 매리벌 원주민 기숙학교 터에서 탐지됐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 곳곳의 원주민 기숙학교 터에서 확인된 어린이 시신은 1천1백구가 넘습니다.

    <"가톨릭교회, 원주민들 대상으로 '인종청소'">

    원주민 단체들과 전문가들은 어린이 집단무덤이 가톨릭교회가 원주민들에게 저지른 만행의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가 캐나다에서 저지른 만행의 흔적이 속속 포착되면서 이른바 '인종청소'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1912년부터 1970년대 초까지 캐나다 연방 정부의 위탁을 받아 원주민 어린이를 훈육하는 과정을 운영했습니다.

    이누이트, 인디언, 메티스 등 원주민 어린이 15만명은 가톨릭 기숙학교에 강제 수용됐습니다.

    교사들은 원주민 언어와 문화를 없애는데 주력했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을 육체적, 성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캐나다 진실화해위원회는 학생 4천100명이 영양실조, 질병, 학대 등으로 숨졌다며 정부가 대량 학살을 저질렀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과거 가톨릭교회와 캐나다 정부의 이같은 만행을 둘러싸고 캐나다에서는 사회갈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습니다.
    [World Now] '어린이 시신 1천구' 발견…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서 무슨 일이?

    [사진 제공: 연합뉴스] 원주민 집단무덤 발견에 경악해 시위에 나선 캐나다 시민들

    <가톨릭교회 방화 추정 화재 잇따라>

    가톨릭 최고지도자인 교황의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와중에 가톨릭교회에서 화재가 속출해 비상이 걸렸습니다.

    경찰은 앨버타주 에드먼턴,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 있는 가톨릭교회 화재를 방화로 의심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전반적인 사태를 불안한 시선으로 응시하며 대응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끔찍한 것들이 발견돼 원주민 부족들이 직면한 역사적이고 지속적인 불의를 숙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당사자 모두의 화해 필요성을 강조하며 캐나다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교회를 겨냥한 방화를 규탄했습니다.

    그는 "찬양 장소를 파괴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고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며 "과거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반드시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주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정부의 과거 정책을 사과하고 원주민 단체들에 동조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원주민 학대를 사과하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World Now] '어린이 시신 1천구' 발견…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서 무슨 일이?

    [사진 제공: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원주민 학대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캐나다, 건국기념행사 취소 분위기>

    아동 유해 매장 현장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올해 캐나다의 건국 기념일 행사는 일부 취소될 예정입니다.

    뉴욕타임스는 7월 1일 '캐나다의 날' 기념행사를 취소하라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정부와 지자체도 성대한 기념행사를 자제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학대당한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올해 기념일만큼은 건너뛰자는 취지입니다.

    이 주장은 원주민 어린이 유해가 발견된 이후 제기됐습니다.

    다만 건국 기념일을 취소하거나 대폭 취소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에린 오툴 보수당 대표는 추모 필요성을 인정하나 "과거의 아픔을 국가를 위해 승화시켜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도 원주민 기숙학교 '어두운 과거' 밝힌다>

    캐나다에 이어 미국도 원주민 기숙학교의 과거 조사에 착수합니다.

    뎁 할랜드 미 내무부 장관은 현지시간 지난달 22일, 연방 정부가 원주민 기숙학교와 관련한 "어두운 과거"를 조사할 것이며, 사망을 포함한 진실을 규명하고 후속 상황을 파악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들 기숙학교는 수십 년에 걸쳐 수십만 명의 원주민 어린이를 가족에게서 떨어뜨려 강제 수용한 곳입니다.

    미국은 1819년 시행된 원주민 관련 법을 계기로 전역에 인디언 기숙학교를 설립하기 시작했으며, 150년에 걸쳐 이들 어린이를 '동화 정책'이라는 이름 아래 수용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조사에서 기숙학교 내 사망 규명, 희생자 묘지 보존, 원주민 공동체 지원 등을 추진하며, 내년 4월 1일까지 최종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할랜드 장관은 "세대를 걸쳐 인디언 기숙학교가 남긴 영향을 들여다보고 우리 공동체의 정신적, 감정적 치유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침묵에 잠긴 과거의 트라우마를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재조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할랜드 장관은 미국 원주민 출신 첫 각료이자 원주민 정책을 다루는 내무부의 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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