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한국계 연구진이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정확도를 크게 높인 코로나19 변이 분석법을 개발했습니다.
케크 의과대학 이하연 교수와 박성용 연구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현지시간 3일 이러한 내용의 논문을 국제 과학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습니다.
이 교수팀이 개발한 분석법에는 코로나바이러스 전장(full-length)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한 번에 1만 개 이상 읽어내는 `롱 리드`(long read) 시퀀싱 기법이 적용됐습니다.
기존 `쇼트 리드`(short lead) 시퀀싱은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를 100여 개로 나눠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이렇게 잘게 쪼개진 데이터를 다시 합침으로써 코로나바이러스의 정체와 변이 여부를 파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교수팀은 전장 유전자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증폭한 뒤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기법을 적용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했습니다.
이 교수는 "인건비까지 합쳐 유전자 한 샘플당 분석에 대략 50만원이 들지만, 새로운 분석법을 활용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10일 정도 걸리는 시퀀싱 시간도 3일 정도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또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원 재직 시절 에이즈 바이러스(HIV) 유전자를 분석할 때 체계화한 생물정보 통계 기법을 적용함으로써 코로나바이러스 시퀀싱의 정확도도 크게 높였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시퀀싱은 감염 경로와 전염 우세종, 변이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백신을 개발하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시퀀싱은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려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 1차 대유행이 시작된 작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시퀀싱 완료 비율은 전체 확진 사례의 0.5%에 불과했습니다.
2월에는 신규 확진 건수의 1%, 3월에는 3% 분석이 완료됐지만, 전문가들은 이 비율을 적어도 5%로 늘려야만 최소한의 코로나 변이 대응이 가능하다고 진단합니다.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보건당국은 이 교수팀의 분석법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이 교수는 "코로나 대응은 시간과의 싸움으로, 유전자 분석을 통해 어떤 변이에 감염됐는지, 새 변이가 발생했는지를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 보건당국에도 분석 기술을 이전해 코로나 방역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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