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의 폭력으로 고통받는 미얀마 시민들은 최근 코로나19 폭증 사태 속에 `산소 대란`까지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환자로 병상이 꽉 차 집에서 치료해야 하는 시민들이 새벽부터 의료용 산소통을 들고 산소 공장을 찾고 있지만 군사 정권이 개인에 대한 산소 공급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지마 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틀 전 최대 도시 양곤의 한 산소 공장 앞에서 산소통 충전을 위해 줄 서 있던 시민들을 해산하기 위해 미얀마군이 총탄 여러 발을 공중에 발사했습니다.
목격자들은 군인이 산소통을 오토바이에 싣고 달아나던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한 구호단체 관계자는 "지금은 산소가 생명줄이나 마찬가지"라며 "많은 이들이 비 예보에도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섰다"고 말했습니다.
<산소통은 군부 우선?..'숨 쉴 수 없다' 문구 확산>
의료용 산소 수요가 급증하자 군사정권은 이번 주부터 양곤 시내 산소 공장에 대해 병원이나 코로나 19 치료센터에만 산소를 팔고 개인에게는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군부는 군정이 운영하는 병원의 허가증을 부착한 차량이 아니면 산소통도 운반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현지 SNS에는 군부가 반 쿠데타 세력을 옥죄기 위해 산소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우리는 숨 쉴 수 없다`는 문구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비무장 시민을 향해 마구 총을 쏴대는 쿠데타 군부의 폭력에 숨죽여야 하는데다 의료용 산소도 제대로 구할 수 없는 현 상황을 빗댄 겁니다.
군정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미얀마의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4천47명으로 누적 환자가 20만 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2월 1일 쿠데타 이후 의료진이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해 코로나19 검사가 대폭 줄어든 상황이라 실제 확진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가잉 숲속에서 시신 15구 발견‥옷 벗겨진 채 서로 묶여>
시민들을 상대로 한 미얀마 군부의 고문과 학살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지매체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중부 사가잉 까니 지역의 주민들은 인근 숲 속에서 시신 15구를 발견했습니다.
옷이 벗겨진 시신들은 눈이 가려지고 서로 묶여 있었는데, 목과 얼굴에는 칼로 벤 상처가 남아있는 등 고문 흔적도 있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습니다.
사망자 중에는 아버지와 두 아들을 포함해 세 명의 형제와 조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정부군이 까니 구역의 마을들을 잇따라 습격한 뒤 실종됐다가 발견됐고, 아직 7명은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저항운동의 거점 '까니'‥"군인들이 저수지에 살충제 풀어">
한 주민은 "군인들이 돈과 금을 빼앗았고 저수지에 살충제를 풀어 식수원을 오염시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까니 지역은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반군부 저항운동의 거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에 따르면 군부 쿠데타 이후 현재까지 군경에 의해 906명이 살해됐고 5천239명이 구금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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