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세계
기자이미지 임소정

[World Now] "아이스크림 안 팔아!" 발칵 뒤집힌 이스라엘…왜?

[World Now] "아이스크림 안 팔아!" 발칵 뒤집힌 이스라엘…왜?
입력 2021-07-21 15:32 | 수정 2021-07-21 15:38
재생목록
    [World Now] "아이스크림 안 팔아!" 발칵 뒤집힌 이스라엘…왜?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 [자료사진]

    아이스크림 안 판다고? 이스라엘 총리 '항의 전화'

    이스라엘이 아이스크림 때문에 발칵 뒤집혔습니다.

    현지시간 20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 최고경영자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유니레버는 영국과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으로 도브 샴푸와 홍차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생활용품업체입니다.

    베네트 총리는 통화에서 유니레버가 소유한 아이스크림 제조업체 '벤앤제리스'(Ben & Jerry`s)가 반(反) 이스라엘 조치를 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World Now] "아이스크림 안 팔아!" 발칵 뒤집힌 이스라엘…왜?

    [벤앤제리스 트위터 캡처]

    벤앤제리스는 반(反) 이스라엘 기업?

    발단은 지난 19일 벤앤제리스의 발표.

    회사 측은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우리 아이스크림을 더 이상 팔지 않기로 했다"며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우리 아이스크림이 팔리는 것은 회사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팔레스타인에 아이스크림을 유통하는 이스라엘 협력처와 2022년 말 계약이 종료되면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영토가 아닌 이스라엘 내 다른 지역 판매는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회사 측이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을 '점령'한 것에 반발해 이 지역에서 아이스크림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걸로 분석됩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팔레스타인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등을 점령했으며, 현재 점령지 정착촌에는 유대인 60만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유대인 정착촌 건설 및 동예루살렘 합병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이스크림 회사가 외교문제에 왜 목소리를 내는지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벤앤제리스'의 이런 행보는 사실 갑작스러운 건 아닙니다.

    벤앤제리스 창업주인 벤 코헨과 제리 그린필드는 창업 초창기부터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기업의 힘을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쓴다'는 강령 아래 각국 군비 경쟁부터 빈부격차, 인종차별과 성차별, 탄소 배출 등에 저항하는 메시지를 내며 제품 개발에 이용해왔습니다.

    미국 어린이 5명 중 1명이 빈곤 상태인데 핵무기에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는 레이건 정부에 항의하며 '평화 아이스크림'(Peace pop)을 출시하기도 했고, 반(反)트럼프 운동을 지지하는 '피칸 저항' (Pecan Resist)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2000년 다국적기업 유니레버에 인수됐지만 이런 창업 정신은 건드리지 말라고 요구해 이른바 '행동주의' 전담 부서까지 두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겨우' 아이스크림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행동주의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벤앤제리스의 독특한 정치적 입지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은 벤앤제리스의 '탈(脫) 이스라엘’ 선언이 바이든 정부 미국에서 급속히 퍼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스라엘은 총리뿐 아니라 주미 이스라엘 대사까지 나서 벤앤제리스를 겨냥한 행동에 나섰습니다.

    길라드 에르단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미국에서 이스라엘 '보이콧'에 반대하는 법이 있는 35개 주지사들에게 서한을 보내 벤앤제리스와 관련해 적절한 조처를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대인 거주자가 많은 뉴욕 등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식료품 가게들이 이미 벤앤제리스 제품의 판매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줄곧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행보를 보여온 미국 정부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벤앤제리스의 결정에 대해 "민간기업의 활동"이라며 직접적인 논평은 거부했습니다.
    [World Now] "아이스크림 안 팔아!" 발칵 뒤집힌 이스라엘…왜?

    코닥 사과문 [코닥 웨이신 캡처]

    코닥, SNS에 중국 신장 비판 게시물 공유했다 '사과'

    한편 필름의 대명사로 불리는 회사, 코닥은 중국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했습니다.

    SNS에 중국 신장 지역 인권탄압 의혹을 제기한 사진작가의 게시물을 공유했기 때문입니다.

    코닥이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이 사진은 프랑스 출신 사진작가 패트릭 웩이 촬영한 것으로 신장지역 주민의 평범한 삶과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패트릭 웩은 사진을 올리면서 '현지인들이 받은 극심한 탄압을 사진으로 기록했다'고 적었습니다.

    신장은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로부터 위구르족을 수용소에 감금하고 가혹한 인권탄압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지역입니다.

    중국은 인권탄압 의혹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사진이 올라가자 중국 네티즌들은 코닥 측에 거세게 항의했고, 코닥은 공유 5일 만에 사진 삭제와 함께 결국 공식 사과했습니다.

    코닥은 중국에서 많이 쓰이는 SNS인 웨이신(微信·위챗)을 통해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사진작가 패트릭 웩의 의견이지, 코닥의 입장을 대변하는 게 아니다"라며 "게시물로 인해 발생한 오해와 불쾌감에 사과한다"고 몸을 낮췄습니다.

    이어 "코닥은 오랫동안 중국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긴밀히 협력했다"며 "우리는 중국 정부와 중국의 법을 계속 존중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코닥은 상하이(上海)와 샤먼(廈門)에 공장이 있으며 생산 제품의 70% 이상을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건드린 두 기업, 하지만 이후 행보는 크게 달랐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