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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진의 세계는] 중국과 미국, 남중국해에서 맞붙을까?

[권희진의 세계는] 중국과 미국, 남중국해에서 맞붙을까?
입력 2021-07-26 11:26 | 수정 2021-09-0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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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희진의 세계는] 중국과 미국, 남중국해에서 맞붙을까?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사진 제공: 연합뉴스]

    미국, 남중국해에서 군사 충돌도 불사?

    지난 7월 12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선 중국에 대한 군사행동도 불사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계속 동남아 연안 국가들을 압박하며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공식적으로' 비판한거죠.

    그러면서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의 병력이나 선박, 항공기에 대한 공격이 있다면 미국이 상호방위 조약에 따라 군사개입을 한다"고까지 경고했습니다.

    미국은 왜 저멀리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이 공격받으면 중국과 한바탕 군사적 충돌까지 감수하겠다는 걸까요?

    동맹국인 필리핀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일까요?
    [권희진의 세계는] 중국과 미국, 남중국해에서 맞붙을까?
    중국에게 남중국해란?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국운을 걸고 집착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가스나 유전 같은 자원이나 어선들의 조업권 확보같은 경제적 이유 때문에 중국이 그토록 남중국해에 집착하는 건 아닙니다.

    중국은 2010년에 추이텐카이 당시 외교부 부부장이 남중국해는 티벳이나 대만같은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미국 정부에 아예 공언하기도 했습니다.

    '이것만큼은 중국이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경고한 거죠.

    내륙국가인 중국 해군의 방어전략은 80년대만 해도 중국의 해안선을 위주로 한 영해 방어의 개념이 강했습니다.

    해군력에 있어서 미국이나 일본보다 열세인 중국은 이후 바다에서의 '지역방어' 개념을 도입합니다.

    이런 개념은 80년대 해군 류화칭 장군이 처음 도입하는데, 류화칭은 이 바다의 '지역방어' 개념을 구소련의 해군 학교에서 배워와서 중국식으로 발전시킵니다.

    일본 남쪽에서부터 대만, 남중국해를 감싸는 선을 주욱 내려 그으면 이 선이 중국의 1차 해양 방어선이 됩니다.

    이 선 안쪽을 방어하는 '지역방어'를 통해 적은 해군력으로 미국의 막강한 해군 전력에 대응한다는 거죠.

    이에 맞춰 항공모함이나 잠수함 등 해군전력의 확충도 꾸준히 이뤄졌습니다.

    여기엔 대만 독립과 이를 뒤에서 지지하는 미해군력을 막아야 될 필요, 그리고 물자와 원유 등 수입 물동량의 80%가 지나가는 말라카 해협과 같은 무역로를 지켜야 할 지정학적 이유가 우선 있습니다.
    [권희진의 세계는] 중국과 미국, 남중국해에서 맞붙을까?
    미국 본토 타격의 '전진 기지' 남중국해

    그런데 무엇보다도 남중국해는 중국에게는 안보를 위한 핵심 지역입니다.

    중국은 군사력에서 절대 우위에 있는 미국과의 충돌과 같은 유사시에 잠수함이 발사하는 핵무기로 본토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핵억지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위협수단이 있어야 대만 문제나 다른 미국과의 중요한 협상에서 미국이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는 거죠.

    그런데 이런 SSBN(탄도유도탐 잠수함)들이 활동하기 위해서 중국은 반드시 남중국해를 확보해야 합니다.

    산둥반도 칭다오와 랴오둥반도 다롄에는 각각 '시아'급과 '진'급 잠수함들의 근거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잠수함들이 안전하게 돌아다니기에 동중국해, 우리의 서해는 너무 얕다는 게 문제죠.

    이런 얕은 바다에서 돌아다니면 미국의 감시망에 걸려들 가능성이 높죠.

    하지만 하이난섬 앞으로 펼쳐진 남중국해엔 수심 2천미터에 달하는 깊은 바다가 곳곳에 있어서 미국의 감시를 피해 잠수함들이 활동하기에 좋습니다.

    중동으로부터 물자가 들어오는 통로인 말레이시아와 수마트라 섬 사이의 말라카 해협이나 대만해협에서의 작전을 펼치기에도 효과적입니다.

    중국은 하이난섬 산야의 지하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고 항공모함이나 탄도유도탄 잠수함 등 해군전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진'급 잠수함에는 사거리 8천킬로미터의 핵 미사일이 탑재되는데 이 정도면 미국의 서해안도 타격할 수 있습니다.

    남중국해 영토 분쟁은 왜?

    중국이 해군전력을 집중시키는 하이난섬 아래쪽으로는 베트남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파라셀 군도가 있습니다.

    중국은 작은 암초 섬들인 파라셀 군도를 점령하고 여기에 비행장을 건설하면서 군사기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 항공전력과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해 공중을 방어하고 바다에 대한 탐지활동을 강화해 남중국해를 지키겠다는 겁니다.

    그러니 미국 해군이 남중국해에 나타나면 무력충돌도 불사할 정도로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죠.

    남중국해는 중국 해군을 키우고 지키는 앞마당이기도 하고, 대양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증국은 이 지역에서의 재해권을 강화하기 위해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압력을 높이고 있는데 이건 거꾸로 이런 나라들을 미국 쪽으로 밀어내는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들이 중국에게 위협 받는다면 미국은 이를 명분으로 이 지역에 개입하겠다는 겁니다.
    [권희진의 세계는] 중국과 미국, 남중국해에서 맞붙을까?

    발언하는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사진 제공: 연합뉴스]

    지난 7월21일 도쿄에서는 8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가 열렸습니다.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웬디 셔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대북 문제에 대한 한미일 공조를 강조했는데요.

    그런데 이 회의에선 북한 문제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견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등을 논의했다"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제가 한미일 협의에서 논의됐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미국이 북한 문제보다도 중국에 대한 한미일 공조를 더 신경쓰는거 아니냐는 짐작을 하기에 충분합니다.

    미국과 중국 모두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남중국해에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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