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청소년, 평일엔 게임 못해…"주말·휴일에만 1시간"
오늘 국내 증시에서 게임업체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중국의 청소년에 대한 게임 규제 강화 정책의 영향이 큽니다.
중국 게임 부문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서는 30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새로운 규제방안을 내놨습니다.
18세 이하 미성년자의 경우 금요일과 토요일, 일요일, 그리고 법정 공휴일에만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하루 1시간 게임을 할 수 있게 한 겁니다. 나머지 시간에는 정부가 청소년의 게임 접속을 막습니다.
온라인 게임 회사들은 규정된 시간 외에 어떤 형태로도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으며, 이용자의 실명을 확인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청소년 게임 규제"
지금도 중국에 청소년에 대한 게임 규제가 없는 게 아닙니다.
청소년 게임 중독이 문제가 되자 중국 당국은 지난 2019년부터 저녁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미성년자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금지하는 셧다운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중에는 하루 90분 이상 게임을 하지 못합니다.
중국 최대 게임업체인 텐센트는 중국 정부의 이런 방침에 맞춰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게임이 자동으로 꺼져버리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실명 확인을 위해 얼굴인식시스템을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청소년에 대한 게임 규제를 더 강화한 건데, 사실 징후는 이미 한 달 전에 있었습니다.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라더니…한 달만에 규제 강화
중국 관영 신화통신 산하의 경제참고보가 지난 3일 "정신적 아편이 수천억 가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겁니다.
경제참고보는 "일부 학생들이 중국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의 '왕자영요'를 하루 8시간씩 하고 있다"며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중국 어린이의 절반 이상이 근시이고, 온라인 게임이 교육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미친다며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촉구했습니다.
관영매체의 이같은 보도가 중국 당국의 규제 신호로 해석되면서 중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의 게임업체 주가까지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경제참고보가 당일 오후 해당 기사를 삭제해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나는가 했지만 한 달 만에 중국 정부가 사실상 예고했던 규제대책을 내놓은 겁니다.
中, 규제 배경은 "게임에 대한 학부모 반발"…속내는?
중국 당국은 이번 규제의 배경에 대해 "온라인게임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미성년자가 게임에 빠져들고 광범위한 사회문제가 돼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다"며 게임 중독으로 학습에도 지장을 초래하고 생활과 사회, 심지어는 심신 건강 문제를 초래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성년자에 대한 엄격한 게임 규제를 통해 각종 체육 단련과 여가활동 레크리에이션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정책을 환영할 중국의 학부모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교육 금지'부터 '연예인 팬덤 규제','노래방 블랙리스트 신설' 등 최근 나온 일련의 규제정책들을 보면 중국 정부가 청소년들을 자신들의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가두려고 하는게 아닌가란 생각이 듭니다.
한국 정부 상반된 정책…'게임 셧다운제' 10년 만에 폐지
공교롭게 우리 정부는 지난 25일 "청소년의 자기 결정권과 가정 내 교육권을 존중해 자율적 방식으로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 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며 게임 셧다운제를 10년 만에 폐지했습니다.
'게임 중독'이란 공통된 문제를 놓고 접근하는 방식이 다른 건 체제가 다르기 때문일텐데 시간이 지난 후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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