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나우] 아프간 탈출자들 품었는데..쫓겨난 아이티 난민들](http://image.imnews.imbc.com/news/2021/world/article/__icsFiles/afieldfile/2021/09/26/h2021092608_8.jpg)
美 철군 완료 후 첫 외국인 대피 항공기 카불공항에서 이륙
미군에 협력하며 지냈던 과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부인과 세 아이를 데리고 미국행을 택했다.
*아프간 탈출 가정에 "월세 안 받겠다"
특별이민비자(Special Immigration Visa)를 받아 미국 버지니아주에 도착한 이들은 임시 수용시설에 머물다 자선단체의 알선으로 보금자리를 얻게 됐다.
워싱턴DC와는 포토맥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알링턴 지역에 방 2개 짜리 2층 타운하우스에 살게 됐다.
계약 기간은 1년, 월세는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아프간 탈출 가정을 세입자로 받겠다는 70대 노부부의 파격적 제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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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전직 특수부대 요원 A씨가 1년간 월세 없이 거주할 집
*"유대인이라서 돕는다‥이제는 갚을 때"
형편이 되니까 돕고 싶다는 평범한 답변을 하기에 선의를 베푼 이유를 되물었다. 신시아는 자신이 유대인이기에 오히려 돕고 싶었다고 했다. 유대인이 무슬림 가정을 품는다?
신시아의 조부모는 1900년대 초 러시아에서, 외조부모는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으로 탈출한 유대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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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탈출자 가정에 집을 제공한 신시아 싯코브, 앤드루 세멜
그런 탄압을 피해 조부모들이 미국에 정착했기에 오늘날 자신이 존재하고 있으니, 이제는 그런 은혜를 자신이 갚을 때가 됐다고 했다. 인터뷰하면서 가슴이 따뜻해졌다.
*"기부 물품 택배 쌓여, 문을 열 수 없었다"
실제로 유대인들이 이번 아프간 탈출자들을 돕는 데에 적극적이다. 워싱턴 유대인연합(The Jewish Federation of Greater Washington)이라는 단체는 최근 아프간인들의 미국내 정착을 돕기 위한 기부 캠페인으로 한 달 사이 65만 달러(한화 7억 7천만원)를 모금해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유대인뿐 아니다. 온정의 손길은 인종과 종교를 초월한다. 월드 릴리프(World Relief)라는 복음주의 기독교 단체에는 최근 한 달 사이 아프간인들의 정착을 위한 기부액이 120만 달러(한화 14억원)나 모였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후원자가 15배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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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자선단체에 모인 아프간 난민을 위한 기부 물품
이곳에서 일하는 에밀리 우드는 최근 아프간 탈출자의 거처를 주선하기 위해 사무실을 나서려다 눈물이 쏟아졌다. 택배로 보내진 기부 물품이 복도를 꽉 채워서 문을 열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프간에 관대한 미국 여론‥"동맹에 보답"
전반적으로 아프간 탈출자들을 받아들이는 데에 미국인들은 관대해 보인다. 아프간 철수 직전에 나온 워싱턴포스트-ABC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68%가 아프간 난민 수용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다.
미국이 개입한 전쟁, 미군이 철수하면서 생긴 위기라는 요소가 작용했을 터이다. 월세 한푼 받지 않은 집주인 신시아의 남편인 앤드루 세멜 박사의 경우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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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도착한 아프간 탈출자들
(루거 의원은 1991년 샘 넌 의원과 함께 '넌-루거법'으로 유명하다. 소련의 해체 이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이 과거 배치돼 있던 핵무기를 러시아로 이전하는 대가로 미국이 경제 지원을 하는 내용.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북핵 해법으로 검토되기도 했다)
그래서 '동맹' 아프가니스탄을 대하는 훈훈함은 좀 특별한 경우로 여겨진다. 미국인들이 보여준 인도주의적 손길을 뉴스로 전한 다음날, 그와는 확실히 구분해서 보게 되는 장면이 있었다.
*아이티 난민에 채찍질‥"바이든 이민자 정책, 트럼프와 무엇이 다른가"
텍사스주 델 리오에서 국경순찰대가 말에 탄 채 채찍을 휘두르며 아이티 난민들을 노예 다루듯 한 장면이 지난 한 주 세계인들을 경악케 했다.
결국 난민 심사 받는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아이티로 돌려 보냄으로써 마무리됐는데,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이 트럼프때와 무엇이 다르냐는 비난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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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경순찰대가 아이티 난민을 단속하는 모습
오바마 행정부때 주택도시개발 장관을 했던 줄리안 카스트로는 "트럼프의 정책이 바이든때에도 기본값(default)으로 설정돼 있다"고 하는 등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민정책을 완화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어제(24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기자들도 이민 정책에서 트럼프 시절의 도덕적, 국가적 수치를 끝내겠다던 바이든의 대선 공약을 소환했다.
ABC의 레이첼 스콧 기자는 바이든에게 "이번 주 국경에서 벌어진 일을 감안하면, 대선 때 한 약속 이행에 실패한 것 아닙니까? 이번 일은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중에 일어났습니다. 지금 벌어지는 혼란에 책임이 없습니까?"라고 따졌다.
그나마 바이든의 답변은 솔직했다. "물론 제 책임입니다. 제가 대통령이니까요." 하지만 당장 이민정책을 변경할 뜻을 밝히진 않았다.
-박성호(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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