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후임'에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
스가 총리의 후임이자 일본 '100대 총리'를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이 당선됐습니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과 결선까지 가는 접전 끝에 국회의원 표가 기시다 쪽으로 몰리면서 당선이 확정됐습니다.
자민당은 오늘 오후 1시부터 중·참의원 양원의원총회를 열고 총재 선거를 실시한 결과, 결선에서 기시다 전 외무상이 전체 429표 가운데 과반수를 넘는 257표를 얻어 당선됐다고 밝혔습니다.
1차 투표에서 기시다 전 외무상이 256표로, 255표를 얻은 고노 담당상과 1표 차이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고노 담당상은 당원·당우에서 169표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국회의원 표에서 86표를 얻는데 그쳤습니다.
기시다 전 외무상도 1차 투표에서 과반인 382표를 넘지 못해 결선을 치렀습니다.
국회의원 표가 승패 갈라‥여론보다 파벌
결선 투표에서도 국회의원 표가 승패를 갈랐습니다.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을 지지했던 의원들의 표까지 기시다 전 외무상 쪽으로 흡수되면서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당초 고노 담당상은 당내 젊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지를 확대했고, 여론조사에서도 40~50% 지지를 받는 등 1위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이 직접 투표에 참여하는 중의원 총선가 예정돼있어 고노 담당상이 유리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자민당 내 파벌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당 최대 파벌에 영향력이 큰 아베 전 총리의 힘이 강하게 작용했는데, 고노는 탈원전을 주장한 이력이나 아베의 앙숙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과 공조한 것 때문에 자민당 주요 노장파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일 위안부 합의' 당사자‥"양국 관계 회복 쉽지 않을 것"
기시다 신임 자민당 총재는 역사 문제에서 강경론으로 내달린 아베 정권 시절 약 4년 8개월 동안 외무상으로 재직했습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일본 정부 쪽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강제동원 피해자 등 역사 문제에 있어 '한국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 아베·스가 정권의 노선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기시다 신임 총재는 지난 18일 일본기자클럽 토론에서 한국과 달리 일본은 위안부 합의 내용을 모두 이행했다며 문제 해결의 "공은 한국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얼어붙은 한일 관계는 당분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시다 신임 총재는 다음 달 4일 임시국회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뒤를 이어 100번째 총리로 선출될 예정입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 대표(현 자민당 총재)가 대체로 일본 총리가 됩니다.
임기는 2024년 9월까지 3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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