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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굿바이, 메르켈"‥EU정상들 '환송 기립박수'

[World Now] "굿바이, 메르켈"‥EU정상들 '환송 기립박수'
입력 2021-10-23 10:51 | 수정 2021-10-2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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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Now] "굿바이, 메르켈"‥EU정상들 '환송 기립박수'

    사진 제공: 연합뉴스

    메르켈, 마지막 EU 정상회의서 '환송' 기립박수 받아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현지시간 22일,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유럽연합 EU 정상회의에서 다른 회원국 정상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둘째 날 회의에서 다른 26개 회원국 정상들은 본격적인 현안 논의에 앞서 환송 행사를 열고 기립박수로 메르켈 총리에게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이날 회의는 지난 16년간 EU의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 역할을 했던 메르켈 총리가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EU 정상회의였습니다.

    메르켈 총리가 재임 기간 참석한 EU 정상회의는 107회입니다.

    그는 이를 통해 유로존 재정 위기, 난민 위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회복 기금 설치 등 최근 유럽 역사의 주요 사건들을 논의하며 회원국들과 대응을 조율했습니다.
    [World Now] "굿바이, 메르켈"‥EU정상들 '환송 기립박수'

    출처: 연합뉴스

    "메르켈 없는 EU는 에펠탑 없는 파리"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메르켈 총리를 위한 비공개 헌사에서 "당신은 하나의 기념물"이라면서 메르켈 총리 없는 EU 정상회의는 "바티칸 없는 로마 혹은 에펠탑 없는 파리와 같다"라고 말했다고 한 관리가 전했습니다.

    다른 회원국 정상들도 메르켈 총리를 향해 찬사를 보냈습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메르켈 총리는 "지난 16년간 어려운 시기에 우리 27개국 모두가 인류애를 갖고 옳은 결정을 내리도록 도우면서 유럽에 그의 흔적을 남겼다"라고 말했습니다.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도 메르켈 총리는 "타협 제조기"라면서 여러 차례 있었던 회원국 간 마라톤협상에서 그는 늘 "우리를 단합시키기 위한 무엇인가를 찾아냈다. 유럽은 그가 그리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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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연합뉴스

    "당신과 친구여서 행복"…오바마, 떠나는 메르켈에 헌사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은퇴를 앞둔 오랜 파트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향해 감사 인사를 건넸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앙겔라, 당신의 친구와 추종자들이 당신에게 감사를 표하는 모습을 즐겁게 보았다"며 "당신과 함께 일련의 위기들을 극복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힘든 결정을 하며 당신이 유머를 발휘하고, 현명한 실용주의를 선보이고, 윤리의 나침판을 내려놓지 않는 것을 지켜봤다"며 "당신과 친구가 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아주 극소수의 정치 지도자만이 협소한 사익에 앞서 원칙을 우선할 수 있다"면서 "당신의 친애하는 독일 국민과 전 세계는 이 같은 높은 지반을 성취했다는 점에서 당신에게 오랜 세월 빚을 졌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는 또 "너무나 많은 사람, 소년과 소녀, 남성과 여성들이 어려운 시기에 존경할 수 있는 롤모델을 가졌다. 내가 그중 한 명이었기 때문에 안다"라며 존경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미국 국민과 동료 지도자들, 미셸과 내 딸들을 대신해 당신의 우정과 리더십, 무엇보다 동독의 어린 소녀 시절부터 지켜온 보편적 가치에 대한 신의에 감사를 표한다"며 "당케쇤(Danke Schon)"이라며 독일어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그의 재임 기간(2009.1~2017.1)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7년 물러나기 직전 마지막으로 회담한 외국 정상 역시 메르켈 총리였습니다.
    [World Now] "굿바이, 메르켈"‥EU정상들 '환송 기립박수'

    사진 제공: 연합뉴스

    16년만에 막내리는 '무티' 메르켈 시대

    메르켈 총리는 2005년 독일 역사상 첫 여성, 동독 출신 총리로 선출된 뒤 16년간 재임하다, 자의로 총리직을 내려놓는 첫 총리가 됩니다.

    독일은 지난달 연방하원 총선거를 치렀는데, 연립정부 구성이 끝나고 새 총리가 선출되면 메르켈 독일 총리의 시대는 16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됩니다.

    동독의 평범한 물리학자였던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 장벽이 붕괴한 1989년 훗날 기독민주당(CDU)에 합류한 옛 동독의 정치단체 중 하나인 민주궐기(DA)를 통해 정계에 입문, 구동독 마지막 정부의 대변인을 지냈습니다.

    통일 이후에는 헬무트 콜 독일 총리의 발탁으로 기민당 연방하원 의원에 당선된 뒤 '콜의 양녀'로 불리며 1991년 여성청소년부 장관, 1994년 환경부 장관, 기민당 사무총장을 역임했습니다.

    1999년 비자금 스캔들에 휩싸인 '정치적 아버지' 콜 전 총리에게 정계 은퇴를 요구하면서 결별했고, 권력의 공백 속에 2000년 첫 여성 기민당 대표로 선출됐습니다.

    이후 기민당 총리 후보로 추대되고 2005년 총리로 선출돼 정계 입문 이후 총리까지 불과 15년 만에 초고속 출세 가도를 달렸습니다.

    총리 취임 후에는 2009년 총선, 2013년 총선, 2017년 총선에서 내리 승리하면서 4차례 연임했습니다.

    그는 이후 2018년 말 자의로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연정 협상이 길어져 오는 12월 19일까지 총리로 재임한다면 역대 최장기록을 경신하게 됩니다.

    그는 정치 노선과 관계없이 사안마다 실용적으로 접근하되, 독일 시민들의 의견에 항상 세심히 귀 기울이면서 절충·타협하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이른바 '무티(Mutti·엄마) 리더십'을 발휘해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0∼2011년과 2015년 유럽 부채위기, 2015년 유럽 난민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 등 위기 때마다 성공적으로 대응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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