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는 현지시간 5일 도로, 수자원공급, 인터넷 통신망 등 물적 인프라 개선에 1조 달러 이상을 투입하는 내용이 담긴 인프라예산법안에 대해 입법 절차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 법안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왔으나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 일부 반대에 부딪혀 수개월간 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법안 중 하나입니다.
미국 하원은 이날 막바지 절충을 통해 당내 이견을 해소한 뒤 밤늦게 본회의를 열어 인프라예산법안을 상정, 찬성 228표 반대 206표로 가결 처리했습니다.
앞서 상원은 지난 8월 당초 1조7천억원 규모였던 인프라예산법안을 1조2천억 달러로 삭감한 뒤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해 행정부로 이송될 예정임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조만간 이 법안에 서명한 뒤 공포 절차를 밟게 됩니다.
미국 의회는 그러나 바이든이 이 법안과 함께 추진했던 1조7천500억달러 규모의 사회복지성예산법안은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와 백악관은 애초 이 두 가지 법안을 다 처리한다는 방침이었습니다.
하지만 하원의 민주당 중도파 의원 5∼6명이 사회복지성 예산의 재원 조달 문제와 관련해 의회예산국 보고서가 나오지 않으면 찬성할 수 없다고 주장해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했습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공화당보다 3석이 많아 이들이 반대표를 던지면 처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자, 결국 낸시 펠로시 의장이 사회복지성 예산안 처리 시기를 추수감사절 이전으로 연기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습니다.
바이든은 이날 저녁 델라웨어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민주당 지도부와 당내 반발 의원들과 대화하며 접점을 찾아갔습니다.
바이든은 진통 끝에 민주당 지도부와 절충안을 도출한 뒤 성명을 내고 "11월 15일로 시작되는 주간에 하원이 사회복지성예산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프라예산법안 입법이 마무리되고 사회복지성예산법안도 의회 처리 일정이 가시화하면서 바이든은 국정운영의 동력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바이든은 최근 지지도가 계속 추락하는 데다 민주당이 버지니아 주지사선거에서 패해 내년 중간선거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습니다.
여기에 핵심법안이 당내 반발로 의회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 정치적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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