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출사표를 던진 강경화 전 외교 장관은 "ILO가 설립된 지 100년 넘었다"며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때로 여성과 노동 문제가 첨예한 이슈가 되고 있는 지금, 한국 여성이 그 리더십을 보여줄 적절한 시기라고 본다"고 출마 이유를 말했습니다.
강경화 전 장관이 당선될 경우 아시아 출신은 물론 여성으로서도 첫 ILO 사무총장이 됩니다.
그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판무관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사무차장보·부조정관, 유엔 사무총장 인수위원장과 정책특보 등을 역임하는 등 국제기구와 인권 분야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습니다.
경쟁할 후보로 호주 출신의 현 ILO 사무차관과 전 프랑스 노동부 장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국제사용자기구 이사 등 노동 분야 경험이 많은 후보들이 나와 강 전 장관에게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강 전 장관은 "ILO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와 이주 노동자와 여성, 장애인 같은 취약 계층의 노동 문제 등 많은 부문에서 협력과 협업을 많이 한다"며 노동과 인권은 분리될 수 없는 기본 가치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특히 그는 유엔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이 다른 후보자들과 비교해 강점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습니다.
그는 "노동계 내부가 아닌 더 넓은 유엔 시스템에서의 경험, 국제 사회에서 점점 더 인정받고 있는 한국의 외교장관으로 했던 경험이 새로운 시각과 리더십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ILO 사무총장이 되면 화두로 "더 나은 새로운 정상을 향하여"(toward better new normal)를 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코로나19로 노동 시간과 일자리는 줄어든 반면 디지털 플랫폼과 관련해 새로운 고용 형태가 생기는 등 노동 분야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며 "노동 취약 계층이 ILO의 보호틀 안에 들어오도록 하고, 디지털 분야에서 더 많은 형태의 고용이 창출되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날 주제네바 한국 대표부에서 리셉션을 열고 각국 대표부 관계자들을 만난 강 전 장관은 11일까지 스위스 등 유럽에서 대면 선거 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노·사·정 3자 기구인 ILO는 28개국 정부 대표, 노동자와 사용자 대표 각각 14명 등 56명이 참여하는 이사회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로 사무총장을 뽑으며, 이번 선거는 내년 3월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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