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 차림에 넥타이를 맨 남자, 그런데 아래는 반바지를 입고 있습니다.
무릎 깊이 바다에 연단을 놓고 서있는 남자 옆으로 짓궂은 표정의 남자가 바닷속에 앉아 손가락으로 '브이'를 하고 있습니다.
연단에 선 남자는 사이먼 코페, 뉴질랜드에서 북쪽으로 3765km 떨어진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의 법무·통신·외교 장관입니다.
그가 이런 이색 연설을 기획한 건, 전세계 각국에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투발루가 얼마나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지를 해안 연설로 직접 보여준 겁니다.
인구 약 1만2000명의 9개 소규모 섬으로 구성된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는 지금 이대로 지구 온도가 계속 올라가 해수면이 높아지면 21세기 말에는 나라 전체가 물에 잠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투발루 주민들 상당수는 이미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서태평양 해수면은 전세계 평균 해수면 상승속도보다 2~3배 더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세기가 끝나기전 0.5-1m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발루 지도부는 현재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회의(COP26)에 대표단을 파견해,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 등과 함께 각국에 기후위기 대응책 마련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세계
임소정
[World Now_영상] "나라가 물에 잠기고 있어요" 섬나라 장관의 바다 연설
[World Now_영상] "나라가 물에 잠기고 있어요" 섬나라 장관의 바다 연설
입력 2021-11-09 10:27 |
수정 2021-11-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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