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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벨라루스 난민 이동은 조작극?‥"과거와 다르다"

[World Now] 벨라루스 난민 이동은 조작극?‥"과거와 다르다"
입력 2021-11-18 12:01 | 수정 2021-11-1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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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Now] 벨라루스 난민 이동은 조작극?‥"과거와 다르다"
    [벨라루스 난민 이동은 조작극?]

    유럽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는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의 난미 사태가 과거 반복됐던 통상의 난민 사태와 다르다고 뉴욕타임스가 현지시간 17일 분석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난민 이동이 자발적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측면이 강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가셴코 대통령이 제재 완화를 노리고 유럽연합에게 부담을 주기 위해서 이같은 사태를 조장했다는 겁니다.

    ['벨라루스 개입 의혹' 증거 쏟아져‥]

    루카셴코 대통령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벨라루스 정부가 난민 사태에 개입했다는 증언과 정황은 차고 넘칩니다.

    신문에 따르면 벨라루스는 최근 수도 민스크행 편도 항공권만 가진 사람에게도 비자를 내주고 있습니다 벨라루스 당국에서 난민 중 일부를 폴란드 쪽 국경으로 이주시켰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주민에게 국경으로 가라고 압박하거나, 국경을 넘으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주장도 있고, 심지어는 철조망을 끊을 때 쓰는 절단기를 벨라루스 정부 측에서 제공 받았다는 증언도 있었습니다.
    [World Now] 벨라루스 난민 이동은 조작극?‥"과거와 다르다"
    ["유럽의 정치적 위기 초래할 수 있어"]

    현재 국경 지대의 난민 숫자는 약 4천 명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전 유럽을 긴장 상태로 몰아넣기 충분하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유럽에서는 2015∼2016년 시리아 난민이 몰려들어온 이후 보수 성향 민족주의자들이 급부상했습니다.

    이후 주류 정치인들도 난민 포용 정책을 꺼리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의 폴란드 정권은 비유럽 이주민을 아예 '폴란드 문화와 자주 독립에 대한 위협'으로 지칭해왔습니다.

    [폴란드, 국경에 군인 수천 명 배치]

    폴란드는 벨라루스가 자국을 공격하고 있다면서 군인 수천명을 배치했습니다.

    국경지대의 도롯가에서는 이주민과 국경 수비대원의 술래잡기가 끊임 없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16일에는 이주민 수백 명이 일제히 국경을 넘으려 시도하자, 폴란드 국경수비대가 물대포와 최루 가스를 살포하며 이들을 저지하기도 했습니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 장관은 트위터에서 "공격을 막아내준 군장병에게 감사하다. 폴란드는 아직 안전하다. 국경에서 근무하는 모든 군인이 특별 수당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폴란드 국경 지대에는 난민을 돕겠다는 의미로 집에서 '녹색 등'을 켜고 기다리는 가정도 일부 있지만 많지 않습니다.

    [난민 성격도 기존과 다르다?..'법적 요건' 논란]

    벨라루스 측에 머무는 이주민 중 상당수가 '경제적 기회'를 찾아 국경을 넘으려 하고 있습니다.

    자국의 폭력 ·박해 등을 피해 이주한 '난민'의 법적 요건은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 2015∼2016년의 시리아 난민 상당수는 내전·전쟁 등을 피해 유럽으로 이주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부 난민 사이에서는 폴란드, 리투아니아 정부가 오히려 난민을 학대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국경을 넘어온 난민을 별도의 신문 절차도 없이 다시 벨라루스로 돌려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권단체들은 이같은 조치가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출신의 쿠르드족 이주민인 바이야 아와트는 뉴욕타임스에 "닭장의 닭이 된 기분이다. 내 운명은 벨라루스·폴란드 경찰의 손에 달렸다"며 "한쪽은 민스크로 돌아가지 못 하게 하고, 다른 한쪽은 자기 나라로 들여보내 주질 않는다"고 한탄했습니다.
    [World Now] 벨라루스 난민 이동은 조작극?‥"과거와 다르다"
    [폴란드, 언론인·인권단체 출입 제한]

    사태에 대한 정보가 극히 제한되고 있다는 점도 기존 난민 사태와의 차이점입니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언론인과 인권 단체의 국경지대 출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인권단체뿐 아니라 의사까지 현장에 접근할 수 없도록 통제 중입니다.

    언론의 출입을 몇 주째 제한하던 벨라루스는 최근 뉴욕타임스 등 일부 언론사에 취재를 돌연 허용했습니다.

    [벨라루스, 돌연 보호소 설치 현장 공개..의도는?]

    벨라루스가 '텐트촌'에서 추위를 버텨내던 난민 가운데 약 1천여 명을 '보호소'로 옮기는 조처를 하고는 그 현장을 공개한 것입니다.

    벨라루스 정부의 이런 조치로 유럽과 벨라루스의 긴장 상태가 다소 완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뉴욕타임스는 "벨라루스가 인권을 존중하는 국가인 듯 연기하면서, 폴란드를 '악당'으로 보이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국경 난민들 한숨 돌렸지만‥]

    의도야 어찌됐든 일단 이주민들은 다행히 추위를 피하고 따뜻한 음식을 제공받았습니다.

    보호소의 한 이주민은 뉴욕타임스에 "추방이 두렵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다. 아이들이 추위에 떨다 죽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텐트촌'에는 아직 약 800여명의 이주민이 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장에서는 추위로 적어도 11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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