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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_영상] "영웅이자 투사"‥팡테온에 안장된 프랑스 여가수

[World Now_영상] "영웅이자 투사"‥팡테온에 안장된 프랑스 여가수
입력 2021-12-01 14:32 | 수정 2021-12-0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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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후 46년 만에 열린 특별한 안장식

    룩셈부르크 정원에서 팡테온까지 이어지는 붉은 카펫을 따라 프랑스 국기에 쌓인 관이 옮겨집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도심 팡테옹에서는 현지시간 30일 재즈 가수이자 레지스탕스였던 조세핀 베이커(1906∼1975)의 안장식이 열렸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에 맞서 스파이로 활약한 그녀가 사후 46년 만에 프랑스 위인 묘지인 팡테옹에 안장된 겁니다.

    흑인 여성으로는 최초 팡테옹 안장

    미국 출신 프랑스 국적자였던 베이커는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 팡테옹에 안장돼 빅토르 위고, 볼테르, 에밀 졸라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위인 80명과 나란히 잠들게 됐습니다.

    여성으로서는 마리 퀴리, 시몬 베이 등에 이어 6번째입니다.

    '흙 네 줌' 안장‥그 의미는?

    이날 안장식에서는 앞서 모나코에 묻힌 베이커의 유해를 그대로 두고 대신 흙 네 줌을 담은 관을 안치하는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관에 담긴 흙은 베이커의 고향 땅인 미국 세인트루이스, 모나코 묘지, 파리, 밀랑드 등 그의 발자취가 담긴 곳에서 가져왔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안장식에서 베이커가 "영웅이자 투사, 무용가, 가수였다"면서 "흑인 편에 선 흑인이자 무엇보다 인류를 수호한 여성"이라고 추모했습니다.

    이날 안장식에서는 베이커의 대표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레드카펫 위로 관이 운구됐으며 시민 수천명이 거리로 나와 그의 넋을 기렸습니다.
    [World Now_영상] "영웅이자 투사"‥팡테온에 안장된 프랑스 여가수
    프랑스의 '재즈 아이콘·검은 비너스'

    미국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베이커는 타고난 가창력으로 뉴욕 브로드웨이로 진출해 명성을 얻었고, 19살 때인 1925년 바다 건너 파리에 입성했습니다.

    베이커는 단숨에 유럽 무대를 휘어잡으며 '재즈 아이콘'으로 떠올랐고, 그의 이름을 딴 화장품이 출시되고 주연을 맡은 영화가 개봉하면서 '검은 비너스'로도 불렸습니다.

    1937년 프랑스 국적을 얻은 베이커는 미국과 달리 인종 차별 없이 자신을 받아주는 프랑스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나치에 맞서 스파이 활동‥유대인 은신 도와

    그러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나치 독일에 맞서 프랑스 저항군에 가담했고 해외 공연을 다니면서 스파이로 활동했습니다.

    맨눈으로는 식별할 수 없는 잉크로 악보 위에 적은 지령을 아군에 전달했는가 하면 나치 명단을 속옷에 숨겨오기도 했습니다.

    밀랑드 지역에서는 베이커가 빌려둔 성이 무기를 숨겨놓거나 나치에 쫓기는 유대인 은신처로 쓰였습니다.

    인종차별에도 맞서‥세계 각국서 12명 입양

    종전 후에는 인종 차별에 맞서는 인권 운동가로 활동했으며 세계 각국에서 입양한 자녀 12명을 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베이커는 자금난에 시달리던 끝에 1969년 밀랑드 성을 처분하고 다시 무대로 돌아갔습니다.

    1975년 4월 9일 공연을 마치고 파리 자택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져 사흘 뒤 숨을 거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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