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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인도마저‥불난 밥상물가 부채질

믿었던 인도마저‥불난 밥상물가 부채질
입력 2022-05-16 09:19 | 수정 2022-05-1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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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었던 인도마저‥불난 밥상물가 부채질

    사진 제공: 연합뉴스

    인도가 최근 주요 식량 자원인 밀 수출을 전격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13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인도는 유럽연합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밀 생산 국가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자국 내에서 소비하기 때문에 수출량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인도산 밀은 전 세계 수출량의 4% 정도로, 국제 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습니다. 그런데도 인도의 밀 금수 조치는 대형 국제뉴스가 되고 있습니다.

    인도의 돌변, 불난 물가에 부채질

    국제 곡물 시장이 인도의 발표를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배경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인도의 갑작스런 입장 돌변이 깔려 있습니다. 인도는 이번에 수출 금지를 발표하면서 밀 국제가격 상승과 올해 이상고온에 따른 작황 부진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국내 밀 생산량은 줄었는데 러시아의 침공 이후 국제 밀 가격이 비싸져서 수출이 급증하니까, 이러다가는 인도인들 먹을 식량도 부족하겠다 싶어 부랴부랴 수출금지를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며칠 전만 해도 분위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인도 현지 언론은 이달 초 인도 정부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인도 정부는 밀 수출에 어떤 통제도 하지 않고 있으며 밀 수출을 촉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두 달 전에도 그랬습니다. 지난 3월 15일 로이터통신은 인도 정부가 밀 수출을 늘려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인도 정부의 소식통은 3월 수확철 이후 1천만 톤의 밀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밀 수출을 큰 폭으로 늘렸습니다. 인도는 지난달에 밀 140만t을 수출했는데, 1년 전의 5배가 넘는 양입니다. 국제 곡물시장과 밀 수입 국가들이 숨통이 좀 트이나 싶은 시점에 인도는 갑자기 수출금지 조치를 발표한 겁니다.
    믿었던 인도마저‥불난 밥상물가 부채질

    사진 제공: 연합뉴스

    믿었던 인도마저‥불난 밥상물가 부채질

    사진 제공: 연합뉴스

    러시아발 물가 불안에 금수 조치 도미노

    인도만 금수 조치를 한 건 아닙니다. 세계 1위 팜유 생산국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28일부터 팜유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팜유의 국제 가격이 급등하고 수출이 급증하면서 내수시장에서 식용유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긴급하게 내린 조치입니다. 올해 국제 팜유 가격이 급등한 주 요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해바라기씨유 수출 1, 2위 국가인데 전쟁으로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팜유와 콩기름 등 전반적인 식용유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외에도 이집트는 3개월간 밀과 밀가루, 콩 등 주요 곡물의 수출을 중단했고, 터키와 아르헨티나, 세르비아 등도 이미 수출을 금지했거나 통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각국이 식량안보를 내세우면서 국제 가격 상승-수출 급증-내수 불안-수출 금지-국제 가격 급등의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믿었던 인도마저‥불난 밥상물가 부채질
    라면·빵..밥상 물가에 빨간불

    우리나라는 인도의 밀 수출 금지에 직접 타격을 받지는 않습니다. 밀가루용 수입 밀의 약 95%가 미국과 호주산이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5%는 캐나다산입니다. 하지만 이미 국제 밀 가격은 급등세입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평균 밀 수입단가는 t당 0.4달러로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47% 뛰었습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 이후 한 달여 만에 국제 밀 가격은 30% 폭등했습니다. 인도의 금수 조치가 장기화되면 국제 밀 가격이 또 오르고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가격 인상과 관련해 아직은 좀 더 지켜보겠다는 반응입니다. 올해 8월초까지 사용할 제분용 밀을 보유하고 있고, 계약분까지 포함하면 10월 말 물량까지는 확보한 상태입니다. 농심·오뚜기·삼양 등 라면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에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에 단기간에 또 인상을 단행하기는 부담스런 점도 있습니다. 새 정부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점도 고려 사항일 겁니다.

    냉면 1만 원·자장면 6천 원·칼국수 8천 원 넘는데‥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식당에서 냉면 평균 가격은 1만192원으로 1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자장면 평균 가격은 6천146원, 칼국수는 8천269원입니다. 1년 전에 비해 자장면은 14.1%, 칼국수는 10.8%, 냉면은 9.4% 올랐습니다. 여기에 밀과 식용유 등 국제 식량 가격 상승 추세는 대형 업체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소비자 모두에게 큰 부담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휴일인 어제(15일) 보도 자료를 통해, 국제 곡물시장 불안에 따른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정부 추경안에 밀가루 가격 안정 자금 546억 원 등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자급률 제고, 해외 곡물 안정적 공급망 확보 등 중장기 대책도 적극 강구하겠다고 했습니다. 식량 확보와 물가 안정 대책은 말로 끝나서는 안 되는 단계에 이미 들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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