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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리 두세 번 더 오른다는데‥은행 이익은?

올해 금리 두세 번 더 오른다는데‥은행 이익은?
입력 2022-07-14 14:59 | 수정 2022-07-1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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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금리 두세 번 더 오른다는데‥은행 이익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2022.7.13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어제(1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습니다. 통상 인상폭의 두 배,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에 명확한 신호를 줘서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을 막겠다"고 했습니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총재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난달 10일 한은 창립 72주년 기념사에선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플레 파이터로서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이 다시금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외환위기 이후 23년여 만에 최대 상승을 기록했으니 그럴만합니다.

    "연말 기준금리 2.75%~3.00% 합리적"‥금리 연내 더 오른다>
    이 총재는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이렇게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이미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6%다. 연말까지 2.75%나 3% 금리 수준을 예상하는 것은 당연하다. 합리적이라고 본다." 시장에서 올해 연말 기준금리를 2.75%~3.00% 수준으로 예측하는데, 합리적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습니다. 연내 추가 빅스텝 가능성은 낮게 봤습니다. "우리 경제 성장 경로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면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 총재는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 악화해 인플레이션이 더 가속하거나 경기 침체가 더 심화하게 되면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이 총재의 예측이 현실화한다면, 올해 안에 기준금리는 0.25%p씩 두세 번 더 인상됩니다. 미국 금리도 고려 사항입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9.1% 상승했습니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인플레이션입니다. 미국이 이달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자이언트 스텝'(0.75%p)으로 올릴 거란 예상이 기정사실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일부 전문가와 투자자들은 자이언트보다 더 센 1%p 인상까지 예상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가 3%에 도달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올해 금리 두세 번 더 오른다는데‥은행 이익은?

    한국은행 [자료사진]

    <빅스텝 한 번에 가계 이자 6조 8천억 원 증가>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2.25%가 됐습니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가계대출은 1천752조 원이 넘는데, 약 77%가 변동금리입니다. 기준금리만큼 대출금리가 인상된다고 가정하면, 금리 변동에 따른 가계의 이자 부담은 6조 8천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최근 10개월 동안 기준금리가 1.75%p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늘어난 이자 추산액은 약 23조 8천억 원, 1인당 추가 부담 이자로 따지면 112만 원이 넘습니다.

    <이자는 눈덩이‥은행은 역대 최고 호황>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동안 은행들은 역대 최고 수준의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KB·신한·하나·우리 등 우리나라 4대 금융지주 회사들은 올해 2분기 순이익이 4조 5천9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9조 원 이상으로 역대 최고 기록입니다.
    ▶[관련 영상 보기] 금리 올라 다들 힘든데, 은행들 이자 장사로 역대급 호황

    금리 급등기일수록 금융기관들은 가산금리나 예대마진을 모든 고객들이 알기 쉽도록, 비교 선택하기 편리하도록 더 투명하게 운용해서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금융 취약계층이나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합니다.

    일부 은행들은 최근 대출 금리를 한시적으로 내리기도 했습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은 지난 4월 주택담보대출이나 일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소폭 내렸습니다. 신한은행은 이달 들어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3%p 낮추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고금리에 시달리는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기에 부족합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이란 이중고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인플레는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이 큰데, 이런 재난에 따른 인플레는 자영업자로선 불가항력입니다.

    <"물가 상승 연내 정점에"‥억울한 파산 막아야>
    이 총재는 물가 상승의 정점에 대해서 "올해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로 본다."고 했습니다. 이후에는 당분간 고물가가 유지되다가 완만하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달 들어 국제 유가와 국제 곡물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두세 달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할 걸로 보입니다. 물가가 하향 안정화하면 금리도 상승을 멈추고 하락 반전하는 시기가 올 것입니다. 이때까진 가능한 대출 만기 연장, 고금리 상한 설정, 저금리 대환 같은 조치를 실행해서 불가항력의 인플레 때문에 벼랑으로 떠밀리는 억울한 파산을 막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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