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경제
기자이미지 이승용

'LA왕복 87만원'‥'공룡' 된 대한항공 견제구 될 수 있을까?

'LA왕복 87만원'‥'공룡' 된 대한항공 견제구 될 수 있을까?
입력 2022-10-03 08:50 | 수정 2022-10-03 09:30
재생목록
    'LA왕복 87만원'‥'공룡' 된 대한항공 견제구 될 수 있을까?
    올 여름 미국행 항공료 폭등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처음 여행이 정상화된 지난 여름 해외여행객이 예상만큼 늘지는 않았다고 하죠. 가장 큰 이유로 항공료 폭등이 지목됐었는데요. 특히 미국행 항공편의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뉴욕행 국적기 이코노미석이 4백만원에도 구하기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유가, 환율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독점 구간이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이었습니다. 출장이나 유학 등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 일반 관광객은 미국여행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죠.

    대한항공 아시아나 합병 이후 독점 심화 가격 상승 우려

    유럽행 항공료는 유가가 어느 정도 안정되고 여름 휴가철이 지나면서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중동, 동남아, 유럽의 국적기들이 한국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유치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미국은 거대한 태평양을 건너야 하기에 한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죠. 한국과 미국의 국적기를 제외하면 일본 항공기 정도인데 도쿄에서 하네다 공항과 나리타 공항을 옮기는 복잡한 환승과 일본 당국의 강력한 방역정책으로 이용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최근엔 조금 나아졌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분점하는 미주 노선은 합병 이후 독점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정거래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동시 취항하고 있는 미국의 LA, 뉴욕,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를 합병 이후 경쟁이 제한될(독점이 강화될) 노선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선 독점 노선에 개입해 운임 상승을 제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그만큼 항공료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LA왕복 87만원'‥'공룡' 된 대한항공 견제구 될 수 있을까?
    LA 왕복 873,700원...신생항공사 도전장

    이 와중에 한 신생 항공사가 미국행 항공기를 띄우겠다고 나섰습니다.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가 10월29일부터 인천-LA 노선을 취항한다고 발표한 건데요. 항공료는 홈페이지 최저가 기준(취소 변경시 수수료 부과) 왕복 87만3천7백원. 100만원 안 되는 미주 왕복 직항 항공권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에어프레미아는 홈페이지에서 '합리적 가격으로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항공사'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요금에 풀서비스항공사(FSC)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주장인데요.

    신생 항공사이니 최신형 항공기 B787-9 드림라이너를 도입했고, 이코노미 클래스 기준 가장 넓은 좌석을 제공한다고 말합니다. 기존 LCC와는 달리 기내 수화물과 기내식, 기내 영화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합니다.
    'LA왕복 87만원'‥'공룡' 된 대한항공 견제구 될 수 있을까?
    신생항공 취항하자 아시아나 대한항공도 내림세

    에어프레미아 취항 발표 이후 같은 구간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도 요금을 내리고 있습니다. 10월 하순 기준 대한항공 LA 왕복 홈페이지 최저가(직항)는 2백30만원이 넘지만(신생항공사가 취항하는) 11월부터는 2백만원 밑으로 구입이 가능합니다.

    아시아나항공도 160만원에서 170만원 정도 하던 LA행 항공권이 150만원으로 내려갔습니다.

    항공료를 결정하는 요소는 워낙 많아서 두 항공사 요금이 왜 내리는 건 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신생 항공사의 할인 판매 영향이 없지는 않아 보입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에도 숨통

    항공권 부족과 비싼 항공료 때문에 고국 방문이 어렵던 미국 현지 교민들은 새로운 항공사의 취항을 가장 반긴다고 합니다.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추진 중인 대한항공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합병 승인을 검토중인 항공 당국은 경쟁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신규 항공사 진입을 대한항공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해외 경쟁사들을 찾아 다니며 취항을 설득하던 중이었는데 일단 LA 노선에선 신규 진입한 항공사가 자발적으로 생긴 것이죠.

    미국행은 소문난 알짜 노선이죠. 그 중 LA는 가장 좌석 점유율이 높은 곳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요. 에어프레미아가 아시아나항공보다 훨씬 싼 가격을 유지한다면 모객이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LA왕복 87만원'‥'공룡' 된 대한항공 견제구 될 수 있을까?
    31년 만의 미국 취항..안전 확보가 관건

    에어프레미아는 창업 초기 2020년 취항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 19로 여러 차례 취항이 연기됐고, 이 과정에서 자금과 경영에 혼선이 있었다고 합니다.

    장거리 첫 비행을 앞두고 필요한 안전 기술과 정비 기술을 충분히 확보했는지, 기내식을 비롯한 기내 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 승객들을 안심시켜야 합니다. 싸고 넓은 좌석 때문에 선택했더라도 승객은 '더 안전하기'를 원합니다.

    국내 항공사로는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31년 만에 미국 본토에 새로 취항하는 에어프레미아. 승객들로부터 '안전에 대한 믿음'을 얻는 것이 초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