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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미부터 김인혁까지…'배설하면 그만'인 혓바닥 살인마들 [종합]

잼미부터 김인혁까지…'배설하면 그만'인 혓바닥 살인마들 [종합]
입력 2022-02-07 18:51 | 수정 2022-02-0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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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방송인 잼미부터 스포츠스타 김인혁까지. 도 넘은 악성 댓글(악플)에 시달리던 유명인들이 끝내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배우 김민재는 가족을 향한 무차별 상욕을 들어야 했고, 고등학생 댄서 안지민은 외모와 체형에 대한 조롱을 받아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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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듯 하루 걸러 한 명씩 고통을 호소하는 유명인들의 비명이 들려온다. 지난 4일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의 레프트 김인혁이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5일에는 유명 유튜버이자 스위치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잼미의 유가족이 사망 비보를 대신 전해 충격을 자아냈다. 두 사람 모두 엄청난 조롱과 루머, 악플에 시달리던 이들이다.

    김인혁은 "십 년 넘게 들었던 오해들, 무시가 답이라 생각했는데 저도 지쳐요. 수년 동안 절 괴롭혀 온 악플들 이제 그만해주세요. 버티기 힘들어요. 이젠"이라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의 외형을 두고 각종 루머와 근거 없는 비방을 지속적으로 해오던 악플러들을 향한 호소였다. 사망 직전에는 SNS를 통해 "부디 다시 한번 나를 깨워줘, 제발 지친 나를 일으켜줘, 다시 나의 손을 잡아줘, 부디 다시 한번 나를 안아줘"라는 글귀를 적어 괴로운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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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잼미의 유가족 역시 "장미가 세상을 떠났다. 장미는 그동안 수많은 악성댓글과 루머 때문에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았었고 그것이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남성혐오 프레임이 씌워져 수년간 고통 받았다. 2020년 5월에는 자신의 어머니가 악플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알리며 우울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실제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인을 향한 성희롱성 악플은 물론, 가족을 향한 비하도 넘쳐났다.

    6일 배우 김민재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가족은 건드리는 게 아니죠"라고 적으며 악플러로부터 받은 DM(다이렉트 메시지)을 캡처해 게재했다. 상대는 김민재에게 "이런 시XXX이 넌 뒤X 한번만 어느 영화에서 나오면 네 가족들 죽어"라며 "넌 배우 아니라 넌 그냥 XXX 쓰레기. '열혈사제' 너 때문에 안 봤어 이런 XXXX 나왔으니까"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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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겁한 악플러들의 증오 대상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마구잡이로 선별됐다. 고등학생 댄서 안지민은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Mnet '스걸파' 출연 이후 겪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팀이 탈락하는 배틀에서 안무에 대한 실수도 있었고 다른 팀과 안무를 주고받는 미션에서 너무 장난스럽게 줬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 욕심이 과해지더라"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논란 당시에도 안지민은 방송을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자책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악플은 끊이지 않았다고. 그는 "체형, 얼굴에 대한 비하가 심했다. '이러다 애 죽겠다'는 댓글에는 '얘 어차피 안 죽음'이라는 악플이 달리더라. 정말 댓글로 사람이 죽을 수 있구나 싶었다. 확실히 우리의 잘못을 인정하고 비판을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그런 무차별한 악플 때문에 밖에 나가는 게 두려웠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여기에도 악플 단 사람이 있지 않을까, 뭘 던지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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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지어 김인혁이 생전 가깝게 지내던 방송인 홍석천이 애도의 뜻을 표하자, 또 다른 루머가 양산됐다. 악플러들이 홍석천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 그는 "말 한마디 하기 힘든 요즘 그 비겁함에 또 한 명의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며 "나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사람을 공격하고 차별하고 죽음으로 몰고 가는 사람들의 잔인함은 2022년 지금 이 땅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다. 나는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 걸까. 나는 정말이지 무능하다. 김인혁 선수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했다.

    이후 그가 '고인을 욕보였다'는 억측이 쏟아졌다. 홍석천은 참지 않고 재차 게시글을 올려 일침을 가했다. 그는 "악플러들한테 한마디 하자. 악플 다는 인간들은 글 이해력도 없는 거냐. 무슨 아웃팅이고 무슨 고인 모독이냐"며 "다르다는 말뜻이 동성애자라는 게 아니라 보통 생각하는 남자배구선수와는 조금 다른 자기표현방법 때문에 온갖 악플과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던 인혁이의 아픔을 얘기한 건데. 이제 나를 공격하네"라고 분노했다.

    이어 "커밍아웃하고 22년 동안 수많은 악플을 견뎌왔는데 이젠 나도 좀 할 말은 해야겠다. 너희는 살인자야. 이젠 참지 못하겠다. 고인과 고인 가족을 더 힘들게 하지 말고 이제 그만해라. 경고한다"라며 "인혁이가 그동안 어떤 일들을 당했는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모르면 잠자코 입 다물고 있어라. 너희 손끝에서 시작된 칼날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갔는지 난 분명히 기억할 것"이라고 소리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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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땅히 치러야 할 유명세라기엔 너무나도 가혹하다. 익명의 가면 뒤에 숨어 증오 섞인 말들을 배설하듯 뱉어내는 악플러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들이 마치 망나니처럼 휘두른 칼날에 다친 유명인들의 비보가 끊이질 않고있다. 더 이상 관용이나 자비를 베풀어서는 안 될 수준에 이르른 것. 법과 제도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호영 / 사진제공=삼성화재, 유튜브 및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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