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 슬기롭지 못한 초짜 개원의의 ‘웃픈’ 현실을 그려낸 메디컬 코미디로, 진정한 의사를 꿈꿨으나 오늘도 파리 날리는 진료실에서 의술과 상술 사이를 고민하는 박원장의 적자탈출 생존기 '내과 박원장'에서 이서진은 '박원장'을 연기했다.
적작 '타임즈'때와 달리 이번 '내과 박원장'에서는 동년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이서진은 "편안함이 좋았던 현장이었다. 라미란, 김광규, 차청화, 신은정 등 다들 가깝게 지내고 친한 사람들이라 동네에 모여 노는 느낌이 들었다"며 또래 배우들과의 자연스러운 호흡이 작품 속 케미의 비결이라고 이야기했다.
박원장의 아내 사모림을 연기한 라미란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이서진은 "독보적이다. 제 캐릭터는 누가 와도 할수 있지만 라미란이 연기한 사모림은 라미란이 아니면 아무도 못할 연기다. 라미란이 그 역할을 굉장히 잘 살려줬다"며 라미란의 모든 장면, 모든 연기를 칭찬했다.
김광규와의 티키타카도 돋보였는데 그는 "저와 김광규의 케미를 보고 싶어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친하니까 함께 연기하면 마음도 편하고 재미있다. 앞으로도 같이 연기하면 좋겠는데 김광규가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있어서 스케줄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김광규의 근황도 설명했다.
평소 김광규는 "다시 태어나면 이서진으로"라며 이서진을 부러워하는 말을 했었다. 그는 "제가 걱정없이 산다고 생각하시나 본데 저도 고민은 있고 많이 힘들게 산다. 하지만 스트레스도 많이 안 받는 성격이고, 타고난 운도 좋아서 고생은 크게 안 하긴 했다."라며 쿨하게 자신의 삶을 돌아봤다.
최근 정조 이산을 다룬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 인기를 얻었다. 원조 정조 연기자 입장에서 이준호의 연기는 어땠냐고 물으니 그는 "정조를 연기한 유일한 배우가 이준호라고 생각한다. 제가 '이산'을 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다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이준호가 너무 훌륭히 소화해서 이제는 '정조' 하면 이준호가 떠오를 것 같다. 저는 그냥 '박원장'이다"라며 후배 이준호의 연기를 칭찬했다.
예전의 작품 이야기를 하던 중 '다모'와 '완벽한 타인'을 함께 했던 이재규 감독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서진은 "'완벽한 타인'을 찍을 때 이미 '지금 우리 학교는'을 준비중이라고 했었다. '다모' 찍은지 20년이 지났고, 이후로도 계속 연락을 하고 만나고 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 잘 되서 축하한다."며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는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감을 밝혔다.
이서진을 떠올릴때 자동으로 떠올려지는 또 한 사람, 나영석 PD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출장 십오야' 촬영 때문에 '내과 박원장'의 현장에 한번 왔었는데 특수분장을 한 제 모습을 보더니 까무라치게 좋아하더라. 제가 망가지는 걸 너무 좋아한다"며 끈끈한 친분을 과시했다.
그 동안 나영석 PD와 많은 예능을 해온 이서진은 "제일 힘들었던 건 '꽃할배'다. 선생님들 연세가 많으시고 저도 나이가 들어서 힘들더라. '삼시세끼'는 이제 차승원이 대표주자라 생각한다. '윤스테이'는 너무 힘들고 그림이 단조로와서 그만하면 좋겠다. '윤식당'은 또 할 가능성이 있다. '윤식당'은 점심 장사만 하기에 저녁에는 편하게 쉴수 있고, 해외에 가서 볼거리도 많고 할수 있는게 많다. 하지만 요즘 시국이 이래서..."라며 다시 하고 싶은 예능으로 '윤식당'을 꼽았다.
'윤스테이'에 대해 이서진은 "저 빼고 다 세계적인 배우들인데, 윤여정, 최우식, 박서준 등 모두 자랑스럽다. 저는 식당 이름을 '오스카'라고 바꾸자고 제안도 했었다"라며 늘상 투덜거리는 듯 보이지만 막상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출연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뜻하기 않게 예능을 시작했고, 반응이 좋아 계속 하고 있다는 이서진은 "내 마음대로 해도 나영석 PD가 잘 편집해주니까 믿고 하게 된다. 나영석 PD가 은퇴하면 저도 예능에서 은퇴할 생각이다"라며 뜻밖의 예능 은퇴시기도 알렸다.
50이 넘은 나이에도 예능과 드라마, 영화에서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중인 이서진은 "좀 젊을때는 제가 하고싶은 것 보다는 잘 될것 같은 거 위주로 했었다. '이걸 하면 잘될까?' 이런 고민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 그런걸 내려 놓으면서 고민이 사라졌다. 이제는 내가 할때 재미있는 작품을 하게 된다. 작품이 잘 안되도 제가 재미있게 일 했으니까 스트레스를 덜 받고 지나간다."라며 새로운 장르, 새로운 도전이 즐거운 이유를 밝혔다. 그러며 "선과 악을 넘나드는 양면성 있는 캐릭터의 연기를 하고 싶다. 어떤 장르던지 장르물이면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해보고 싶은 장르를 밝혔다.
어떤 질문을 해도 웃으며, 자신에 대해 시니컬하게 타인에 대해 따뜻하게 답하는 이서진이다. "데뷔하고 힘들지 않게 빠른 시간 안에 일이 잘 되었다. 실력이 좋았다기 보다 좋은 연출, 좋은 배우, 좋은 작품을 만났었다. 그러다 생각지 않게 예능도 갑자기 잘되었다. 이 모든게 정말 운이라 생각한다"며 스스로를 운이 좋은 사람이라 평하는 이서진이지만, 좋은 운의 근원에는 긍정적인 태도가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좋으면 보조개가 더 깊이 패이고, 마음에 안들면 뾰루퉁해 투덜거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상황에서 도망가지 않고 끝까지 해 내는 예능에서의 모습은 이서진이 평소에 어떤 사람인지를 잘 보여준다. 그런 그이기에 갑작스런 분장과 연기 변신에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 봐 주는게 아닐까.
진심으로 열심히 웃기려고 연기하는 이서진의 모습은 티빙의 '내과 박원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경희 / 사진제공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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