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로 헨리는 지난해 10월 1일 중국 국경절을 기념해 웨이보(중국 SNS)에 축하 글을 올렸고,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썼다. 또한 중국 예능프로그램 '저취시가무 시즌4'에 출연한 그가 한국의 부채춤을 '조선족의 전통춤'이라고 소개한 것에 대해 침묵했다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18년 남중국해 영토 분쟁 당시에는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포스터를 웨이보에 게재하는 일도 있었다.
국내 누리꾼들 사이 논란이 거세지자 헨리는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잘못한 게 있다면 죄송하다"면서도 "내 피 때문에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소속사 측이 직접 나서 진화에 나섰다. 소속사는 지난 21일 "헨리가 직접 SNS를 통해 심경을 토로하였는데, 부정확한 표기와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혼란을 초래한 점 송구스럽다"며 " 예측하지 못한 오해와 부정적인 시선에 매우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이라고 심경을 대신 전했다.
헨리를 둘러싼 논란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같은 날 추자현의 행보도 반중 정서에 기름을 부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추자현이 김치를 파오차이를 표기한 영상을 게재했다"며 지적했다. 해당 영상에서 추자현은 라면에 김치를 싸 먹는 장면에서 김치를 자막에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했다.
그러나 파오차이는 채소를 염장한 중국 절임 요리로, 한국의 고유 음식인 김치와는 다르다. 서 교수의 지적으로 추자현의 실수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국내 누리꾼들의 거센 비판이 그에게로 옮겨 붙었다. 추자현은 결국 문제 영상을 삭제하고 소속사를 통해 사과했다.

이들을 향한 대중의 공세는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그러나 반중 정서가 꺼지지 않는 이상 '중국 리스크'에 몸살을 앓는 스타들은 언제든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비단 중국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K팝 아이돌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추자현의 사례처럼 많은 연예인들이 다양한 SNS를 통해 국적의 장벽을 허물고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기 용이해진 시대다. 상대국에 대한 혐오의 정서가 짙어질수록, 그들의 발언과 행적이 사회적으로 민감하게 읽힐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것.
이미 국내에선 중국의 잇따른 문화 공정 시도와 최근 폐막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의 편파 판정 논란이 겹치며, 중국에 대한 혐오는 나날이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활동을 놓지 않고 싶은 스타들은 양국 팬을 모두 만족시키며 연예 활동을 해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중국 리스크'를 피하는 슬기로운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백승훈 / 사진출처=인스타그램, 사진제공=몬스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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